봄울밴드

프롤로그- 말하지 못하는 아이의 꿈에서 시작된 이야기

by 봄울

둘째 아이는 아직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표정과 손짓,
가끔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빛을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그 아이를 보며
‘말이 없다는 건,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일까?’
그런 질문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였을까요.
어느 날, 저는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메카에서 예배드리고 싶다.


현실에서는 쉽게 꺼낼 수 없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메카는 이슬람의 성지이고,
다른 종교의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꿈은
현실의 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세계였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향한 사랑에는
분명 사람뿐 아니라


땅과 시간과 자연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가장 조용히, 가장 오래
사랑을 기다려온 땅이
그곳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종교를 설명하거나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쓰인 글이 아닙니다.


그저
제 안에 찾아오신 예수님의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상상해본 이야기입니다.


〈봄울밴드〉는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고 싶어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알게 된
‘모든 학생이 악기를 배우는 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 멀지 않았지만
매달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학비 앞에서
저는 그 학교를 보내는 대신
그 학교를 상상하며 이야기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서로의 꿈이 되어주고,
함께 하나의 노래를 만들어간다면,

그 상상만으로도
조금은 숨이 트이지 않을까요.


이 연재는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마음보다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 포근한 응원이 되기를 바라며 시작되었습니다.


말이 없어도,
노래를 잘하지 못해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지금 이 자리에서,
천천히 시작해보려 합니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