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밴드

14화 그냥 나

by 봄울

〈그냥 나〉 (봄울밴드 자작곡 초안)


Intro (리듬 + 숨)

(드럼이 먼저, 일정하지만 과하지 않게)
(기타는 최소한의 코드)


Verse 1 – 은찬 (드럼의 언어)


나는
사람 눈을 오래 못 봤지
말이 너무 많으면
머리가 아팠거든

친구보다
자동차 줄 맞추는 게 좋았고
대화보다
리듬이 더 정확했어


어느 날부터
드럼 스틱을 놓지 않았지
이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세계

멈추지 않아서
다치지 않아도 됐고
이 리듬은
내 마음이야

이 리듬은
그냥 나야


Chorus (함께)


설명하지 않아도 돼
증명하지 않아도 돼

우리는 조금 달라 보여도
여기서는 충분해

부서진 적이 있어서
더 단단해진 거야

이건 흠이 아니야
이건 이야기야



Verse 2 – 민서 (피아노의 고백)


어릴 때
끓는 물이 넘어졌고
손에 남은 자국보다
마음이 더 아팠어


사람들은
그걸 먼저 봤지
괴물처럼
쳐다봤지


하얀 장갑은
숨는 법이었어
아무도
묻지 않게 하는 법


그런데 여기서는
아무도 안 물어
그래서
내가 먼저 벗었어


내 손으로
아픔을 눌러
소리로
빛나게 울려

이제 알아
나는 혼자가 아니야


Chorus (조금 더 밝게)


설명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이미 알아

우린 서로의 상처 위에
소리를 얹어

부끄러움 대신
음악을 선택해

이건 숨는 노래가 아니야
걸어 나오는 노래야



Verse 3 – 하나 (춤 / 말 없는 고백)


어느 날
나는 꿈을 꿨어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나는
거기서 춤을 췄어


너무 좋아서
깨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눈을 뜨면
말 못하는 나를
비웃는 교실


나는
표정을 숨겼고
울음은
집에 와서 터졌어


엄마는
나 때문에
회사를 나왔고
우리는
같이 울었어


그래
나는 말 못 해

하지만
나는 표현해


웃을 수 있고
안아줄 수 있고
춤출 수 있어

말 말고도
나는 많아




Bridge – 루이 & 유셉 (정체성의 선언)


루이


나는 피가 섞였어
그래서 두 민족을 사랑해
두 언어로 기도해

예수님도
섞인 혈통이었잖아


그러니까
나는 틀린 게 아니야


유셉


나는 아랍 크리스천
예수님도
이 땅에서 태어났어


시리아
다메섹
사도바울의 길


나는 숨지 않아
나는 자랑해

나는 아랍 크리스천
하나님의 아이



Final Chorus (모두)


설명하지 않아도 돼
우린 이미 충분해

상처가 있어서
더 멀리 가


험한 게 온 게 아니야
어마어마해질 근거가 온 거야


이건 시작이야
이건 예배야

이건
그냥 나의 노래야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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