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니 편이야

4화 멈춰 있어도 괜찮아

by 봄울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멈춰 있는 걸
잘못이라고 배운 것 같다.


계속 가야 할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야만 괜찮은 사람일 것 같고,
잠시 서 있으면
뒤처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마음이 먼저 멈추면
괜히 불안해진다.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나만 가만히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멈춤은
포기가 아니다.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발을 내려놓는 일이고,
방향을 다시 느끼기 위해
눈을 감는 시간이다.


계속 달리기만 하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왜 가고 있는지도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니 멈춰 있는 시간은
뒤로 가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나를 붙잡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멈춰 있는 사람에게
유난히 잔인하다.


왜 안 움직이냐고 묻고,
왜 결정을 못 하냐고 재촉하고,
왜 예전 같지 않냐고 비교한다.


하지만 아무도
네가 얼마나 오래 버텨왔는지는
자세히 보지 않는다.


그 시간을
너 자신만은 알고 있으면 된다.




오늘은
아무 방향도 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답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다.
그 자리에 잠시 앉아 있어도 괜찮다.


멈춰 있다고 해서
너의 가치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속도가 느려졌다고 해서
네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괜찮아.
지금은 멈춰 있어도 괜찮아.


그리고 혹시
세상이 등을 떠밀어도
기억해 줘.


나는
지금 이 자리의 너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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