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짜증이 나도 괜찮아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하고,
사소한 소리에 예민해지고,
평소라면 넘겼을 일에도
짜증이 먼저 올라온다.
그러면 또 스스로를 나무란다.
왜 이렇게 예민하지.
왜 이 정도도 못 참지.
어른답지 못하게 왜 이러지.
하지만 짜증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과부하일 때가 많다.
참을 만큼 참았고,
견딜 만큼 견뎠고,
이제 더는 담아둘 자리가 없을 때
짜증은 마지막으로 올라온다.
그러니 그 감정을
곧바로 미워하지 않아도 된다.
짜증이 났다는 건
마음이 이미 지쳐 있다는 뜻이고,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한 채
“이러면 안 돼”라고 덮어버리면
짜증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다.
조금 날이 서 있어도 괜찮다.
오늘은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늘 다정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건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잠시 숨을 고르게 해주는 일이다.
“아, 내가 지금 많이 힘들구나.”
그렇게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짜증은 조금 내려앉는다.
완벽하게 다루지 않아도 괜찮다.
잘 처리하지 못해도 괜찮다.
괜찮아.
짜증이 나도 괜찮아.
지금의 너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아 있다.
그리고 혹시
그 짜증 때문에
스스로가 싫어지는 순간이 와도
잊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