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실패해도 괜찮아
한 번의 결과가
사람 전체를 설명해버리는 것처럼,
그 순간의 선택이
모든 시간을 지워버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 앞에서
자꾸 자신을 숨기고 싶어진다.
괜히 말수가 줄고,
괜찮은 척을 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음으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실패는
사람을 정리하는 말이 아니다.
실패는
하나의 시도에 붙은 이름일 뿐,
사람의 값에 붙는 꼬리표는 아니다.
잘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곧 잘못 살아왔다는 뜻은 아니다.
원하던 결과에 닿지 못했다고 해서
그 시간이 헛된 것도 아니다.
실패한 날의 밤은
유난히 조용하다.
괜히 지난 장면들을 되짚게 되고,
다르게 했어야 했던 선택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반복된다.
하지만 그 밤에
꼭 하나는 기억했으면 한다.
너는
최선을 다해 선택했고,
그 순간의 너는
그만큼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것을.
그 사실만으로도
너는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실패해도
사람은 남는다.
꿈이 흔들려도,
계획이 틀어져도,
자존감이 잠시 바닥을 쳐도
너라는 존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은
실패를 분석하지 않아도 괜찮다.
교훈을 찾지 않아도 괜찮다.
다짐을 새로 쓰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이 밤을 지나가도 된다.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그리고 혹시
이 실패 때문에
스스로 편을 거두고 싶어질 때에도
잊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