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말 대신 안아준 날
그럴 때는
위로의 문장보다
몸이 먼저 반응한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 일.
안아준다는 건
상대를 붙잡겠다는 뜻이 아니다.
울음을 멈추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상황을 바꾸겠다는 약속도 아니다.
그저
지금 이 상태로도
여기 있어도 괜찮다는 신호다.
말은 해석되지만,
안아줌은 전달된다.
아이를 안아본 사람은 안다.
아무 설명도 없이
몸을 맡기는 순간이
얼마나 큰 신뢰인지.
그 짧은 시간 동안
아이의 호흡이 느려지고,
굳어 있던 몸이
조금씩 풀리는 걸.
그건 가르침이 아니라
안전의 감각이다.
어른에게도
그런 순간이 필요하다.
문장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날,
이해받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 있거나,
잠시 등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다시 숨을 쉰다.
오늘은
말을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정확한 위로를 찾지 않아도 괜찮고,
적절한 표현을 고르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말 대신
안아주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괜찮아.
그날처럼
아무 말 없이 있어도 괜찮아.
그리고 지금 이 밤에
누군가의 품이 필요한 마음이라면
기억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