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그래도 살아가는 이유+ 에필로그
왜 이렇게까지 버텨야 하는지,
왜 또 하루를 넘겨야 하는지,
왜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
그 질문 앞에서
뚜렷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많다.
하지만 살아가는 이유는
항상 거창할 필요는 없다.
꿈 때문이 아니어도 되고,
사명 때문이 아니어도 되고,
대단한 의미가 아니어도 된다.
어떤 날은
그저 오늘을 끝까지 지나왔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하다.
숨을 쉬었고,
아프기도 했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
살아간다는 건
늘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니다.
가끔은
멈추고,
기다리고,
버티는 일에 더 가깝다.
그 과정에서
자주 흔들리고,
자주 의심하고,
자주 주저앉아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하루를 선택했다면
그 자체가 이유가 된다.
오늘 밤에는
이렇게만 생각해도 괜찮다.
아직 끝내고 싶지 않아서.
아직 여기 남아 있고 싶어서.
아직은 살아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 정도의 이유면
충분하다.
괜찮아.
아직 이유가 선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은
살아가는 중이면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묻지 않고
함께 이 자리에 있는
니 편이야.
끝까지 남아준 말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온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지 않다.
설명하고 싶지도 않고,
정리해주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이 말 하나만
조용히 남기고 싶다.
당신이 쉬고 싶을 때도,
지쳤을 때도,
멈춰 있을 때도,
실패했을 때도,
혼자라고 느낄 때도,
아무 이유 없이 무너지는 밤에도.
그 모든 순간에
당신은 쫓겨나지 않았다.
이 글은
당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쓴 글이 아니다.
당신을
지금 이 자리에서
내보내지 않기 위해 쓴 기록이다.
혹시 언젠가
이 문장만 남고
나머지는 다 잊혀져도 괜찮다.
괜찮아.
나는 니 편이야.
이 말이
어떤 밤에는
당신을 조금 더 버티게 하고,
어떤 순간에는
조금 더 숨 쉬게 하기를 바란다.
설명 없이,
조건 없이,
끝까지.
괜찮아, 나는 니 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