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말하지 않았을 때 오르는 점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점수가 올라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다.
보통 우리는 이렇게 배워왔다.
말을 해야 오해가 풀리고
설명해야 관계가 유지된다고.
그래서 불안해진다.
지금 이 말을 안 하면
상대가 나를 오해하지 않을까.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는
말을 덜 했을 때
오히려 상황이 가벼워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감정이 먼저 튀어나오려는 순간이다.
억울함, 서운함, 피로, 분노.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은
말의 형태를 빌려
그대로 쏟아져 나온다.
그 말은 대개
사실이 아니라
상태에 가깝다.
이 게임에서
그 상태의 말을 내뱉으면
점수는 거의 항상 깎인다.
반대로
말하지 않았을 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 박자 넘겼을 때
게이지가
조용히 회복되는 순간이 있다.
침묵은 회피가 아니다.
선택된 침묵은 기술이다.
말을 안 해서 생긴 공백은
대부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다.
상대는 생각하고
상황은 가라앉고
나는 나를 더 지키게 된다.
이 게임에서
침묵은
패배가 아니다.
대기 상태다.
그리고 대기 상태는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
말이 튀어나오기 직전
속으로 ‘대기’ 버튼을 눌러보기
10초만 지나가도 충분하다
말하지 않아도 게임은 계속된다
오늘 하루,
당신은
몇 번의 침묵을 선택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