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다정한 단호함 배우기
다정하면 양보해야 하고,
단호하면 차가워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단호해지거나,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다정해졌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어딘가가 무너졌다.
단호하면 마음이 거칠어졌고,
다정하면 경계가 흐려졌다.
그때 알았다.
다정함은 타인을 향한 태도이고,
단호함은 나를 지키는 태도라는 것을.
둘은 싸우는 감정이 아니라
같이 배워야 하는 기술이었다.
다정한 단호함은
큰 목소리가 아니다.
화를 내지 않으면서도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다.
미안해하지 않으면서
선을 긋는 태도다.
예전의 나는
거절하면 미안했고,
거리 두면 차갑다고 느꼈다.
그래서 억지로 괜찮은 척했고,
무리해서 이해하려 했고,
내 마음을 뒤로 미뤘다.
하지만 그건
다정함이 아니라
자기 소진이었다.
다정한 단호함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당신을 존중하지만,
이 부분은 어렵습니다.”
“이해하려 노력하겠지만,
내 선은 여기까지입니다.”
이 말에는
공격도 없고
비난도 없다.
대신
자기 책임이 있다.
누군가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내 자리를 분명히 하는 것.
그걸 배우자
이상하게도 관계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더 건강해졌다.
단호함은
상대를 끊어내는 칼이 아니라
관계를 안전하게 만드는 울타리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지키는 약속이었다.
오늘의 나는
차갑지 않게,
그러나 흐리지 않게 말해본다.
“나는 나를 존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