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

13화

by 봄울

오늘은
조금 늦어도 되는 날.


알람이 울렸지만
바로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날.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있지만
지금 당장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날.


우리는
늘 제시간에 맞춰야 한다고 배웠다.
뒤처지면 안 되고,
멈추면 안 되고,
쉬면 더 멀어진다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조금 늦는다고 해서
인생이 무너지지는 않았다.


버스를 하나 놓쳐도
다음 차가 왔고,
기회를 하나 놓쳐도
또 다른 문이 열렸다.


조급함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 더 커진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이 속도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하지만 정말 그럴까.

속도가 느려진다고
방향까지 잃는 건 아니다.


오늘은
속도를 줄이는 연습을 해도 괜찮다.


커피를 조금 천천히 마시고,
답장을 바로 하지 않아도 되고,
생각이 정리될 때까지
그냥 두어도 된다.


세상은 빠르게 흐르지만
내 심장은
그 속도에 꼭 맞출 필요는 없다.


조금 늦어도,
조금 느려도,
나는 여전히 나의 길 위에 있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

조금 늦어도
괜찮아.


그리고
그렇게 말해주는 나 자신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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