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

24화 일요일,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는 아침

by 봄울

집 안이 아직 조용하다.
어제보다 더 느린 공기,
조금 더 부드러운 빛.


일요일 아침은
어디로 향하기보다
잠시 머무는 시간에 가깝다.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괜히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


평일 동안 쌓였던 말들,
토요일에 흘려보낸 장면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던
내 마음을 가만히 꺼내보는 시간.


아직은
월요일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되고,
다짐을 적지 않아도 되고,
새로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지금 숨 쉬고 있는 나를
느껴보면 된다.


창밖을 한 번 바라보고,
따뜻한 물 한 컵을 마시고,

잠깐 눈을 감아도 좋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 고요가
사실은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 안심이 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비로소 마음이 정돈되기도 한다.


오늘은
‘잘 보내야지’ 대신
‘충분하다’라고 말해보자.


이번 주도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

일요일 아침만큼은
나를 다그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안아주는 시간으로 두자.

이전 23화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