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

23화 토요일, 햇살이 먼저 들어오는 아침

by 봄울

커튼 사이로
햇살이 먼저 방 안에 들어온다.


알람 없이 눈을 뜬 아침은
어딘가 부드럽다.

급하게 씻지 않아도 되고,
서둘러 옷을 입지 않아도 되고,
오늘의 일정이 머릿속을 재촉하지도 않는다.


토요일 아침은
조금 흐트러져 있어도 괜찮은 시간이다.

이불이 반쯤 구겨져 있어도,
식탁 위가 정리되지 않았어도,
머리가 헝클어져 있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괜히 마음이 느슨해지면
‘이러다 하루를 다 흘려보내는 건 아닐까’
걱정이 스친다.


하지만 흘려보내는 하루도
필요하다.

모든 날을
꽉 쥐고 살 수는 없으니까.




토요일은
손에 힘을 조금 풀어도 되는 날이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리면
같이 웃고,
조용하면 그 고요를 즐기고,
갑자기 외출하고 싶어지면 나가도 되고,
아무 데도 안 가고 싶으면 그대로 있어도 된다.


오늘은
‘잘 보내야지’ 대신

‘편안하면 됐지’라고 말해보자.


주말은
완성도를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회복을 허락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

토요일 아침만큼은
세상보다 조금 느려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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