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느슨해도 괜찮아

22화 일요일, 숨을 고르는 아침

by 봄울

집 안이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시간.
햇살은 조용히 들어오고,
시계 소리만 또각또각 들린다.


일요일 아침은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
잠시 멈춰 서기 좋은 시간이다.


토요일이 바깥으로 향하는 날이었다면
일요일은 안쪽으로 향하는 날.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괜히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


‘다음 주는 어떻게 보내지?’
‘조금 더 잘 살 수 있을까?’


하지만 오늘은
결심을 세우는 날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날이어도 좋다.




이번 주에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조용히 떠올려보자.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버텨낸 날들.
기쁘지 않았지만
그래도 흘려보낸 순간들.

그 모든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일요일 아침에는
크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어도
충분하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내야만
의미 있다고 배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마음을 단단하게 한다.


오늘은 느슨해도 괜찮아.

일요일 아침만큼은
다음 주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돌보는 시간으로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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