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밴드

23화 향신료의 노래

by 봄울

유셉은 기타를 잡고
한참을 말이 없었다.


“이번 노래는…
우리가 초대받은 땅을 향한 노래야.”


민찬이 물었다.

“메카?”


유셉은 고개를 저었다.

“길.”


그는 천천히 말했다.

“그 땅은 원래… 길이었어.”




향신료의 노래


Verse 1
바람이 향을 싣고 오던 길
이름 대신 향으로 인사하던 길
사막은 침묵했지만
사람들은 길을 만들었지


Verse 2
배를 타고, 낙타를 타고
목숨을 걸고 건너던 바다와 모래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그들은 다시 떠났지


Pre-Chorus
새로운 사람
새로운 도시
새로운 언어
새로운 꿈


두려움보다
설렘이 먼저였던 사람들


Chorus
길을 연 사람들
향으로 세상을 잇던 사람들
인도와 유럽을 이어
세상을 넓히던 사람들


당신들의 용기가
오늘의 도시를 만들었고
당신들의 모험이
오늘의 우리를 만났네




유셉은 잠시 멈췄다.

“이건 존경의 노래야.”


하나가 조용히 덧붙여 메모에 적었다.

“초청해 준 나라의
조상들에 대한.”


유셉은 다시 기타를 튕겼다.


Verse 3
부유함을 쌓았지만
안정에 머물지 않았고
안전한 자리보다
다음 길을 택한 사람들


Bridge (아랍어 한 줄 포함)
야 사디끼, 라 타크하프
(친구여, 두려워하지 말라)


바람은 아직 불고
길은 아직 열려 있다


Last Chorus
당신들의 길 위에
우리는 노래를 얹습니다
향이 서로를 알아보듯
마음도 서로를 알아보기를




연습실은 조용했다.

민찬이 먼저 말했다.


“멋있다…”

루이가 중얼거렸다.


“이거 들으면… 자랑스러울 것 같아.”

은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릴 초대한 사람들이
자기 조상 이야기를 듣는 거잖아.”

유셉이 천천히 말했다.


“우리는 들어가겠다고 하지 않아.
하지만 존경은 전할 수 있어.”


그 시각,

UAE의 한 청소년 계정에
예고 영상이 올라왔다.


‘Spring Band preparing a new song about our ancestors.’


댓글이 달렸다.


'우리 조상들?'
'향신료길?'
'진짜야?'


사우디에서도
그 소식이 전해졌다.

한 청소년이 적었다.


“우리는 상인의 후손이다.”

또 다른 아이가 썼다.


“우리 할아버지는 바다를 건넜대.”

문화 책임자는
보고서를 읽고 잠시 멈췄다.


“그들은 비판하지 않습니다.”

보좌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는 낮게 말했다.


“자긍심은… 막을 필요가 없겠지요.”


연습이 끝난 뒤,

민찬이 조용히 물었다.


“우리가 가서 이 노래 부르면…
좋아할까?”


유셉이 웃었다.

“우린 그들의 길을 노래하는 거야.”


하나는 노트에 마지막 줄을 적었다.


길은 닫히지 않는다.
누군가 다시 멈추기 전까지는.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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