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울밴드

26화 사막의 길

by 봄울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은 제다를 떠났다.


도시는 점점 멀어지고
창밖에는 사막이 펼쳐졌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와
멀리 흔들리는 열기.

민찬이 창문에 얼굴을 붙였다.


“와… 진짜 사막이다.”

루이가 웃었다.


“어제도 사막이라며.”

민찬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건 진짜야.”


버스는 사막 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렸다.

그러다 어느 지점에서 멈췄다.

직원이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짚차로 이동합니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였다.


“짚차?”

“진짜?”


곧 여러 대의 짚차가 모래 위로 달리기 시작했다.

엔진 소리가 울리고
바퀴가 모래를 가르며 나아갔다.

아이들은 소리를 질렀다.


“와아!”

민찬이 웃으며 말했다.


“롤러코스터 같다!”

루이는 두 손을 들었다.


“이게 사막 여행이지!”


짚차는 모래 언덕을 넘고
다시 내려왔다.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멀리서 홍해가 보였다.

푸른 물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유셉이 말했다.


“저 길로도 사람들이 왔어.”

민찬이 물었다.


“어디서?”

“인도”

유셉이 천천히 말했다.

짚차는 한참을 더 달렸다.

그러다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다.

모래 언덕 사이로
낮은 돌벽이 보였다.


그리고

몇 그루의 오래된 야자나무.




“도착했습니다.”

직원이 말했다.


“옛 향신료길 오아시스 유적지입니다.”

아이들이 차에서 내렸다.

사막은 조용했다.

도시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바람만

천천히 모래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낡은 우물이 하나 있었다.

무너진 돌벽.

그리고

옛 건물의 흔적.

직원이 설명했다.


“향신료 상인들이 쉬던 곳입니다.”

“물과 그늘을 찾던 장소였죠.”


민찬이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서?”


직원이 웃었다.

“수백 년 동안요.”


루이가 모래를 발로 찼다.

“신기하다.”


유셉은 말이 없었다.

그는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하나가 멈췄다.

바람이 불었다.

모래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향기가 스쳐 지나갔다.

하나는 고개를 들었다.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민찬이 물었다.


“왜 그래?”

하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주변을 바라봤다.


야자나무.

우물.

모래.

그리고

바람.

하나는 노트를 꺼냈다.

그리고 한 줄을 적었다.


바람이
노래 같다.


그 순간

바람이 다시 불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강하게.

어딘가에서

익숙한 향이 스쳐 지나갔다.

유셉이 고개를 들었다.


“느꼈어?”

민찬이 물었다.


“뭐?”

유셉이 말했다.


“향기가 났어.”

사막은 여전히 조용했다.


하지만

바람은 계속 불고 있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길의 기억이

천천히 깨어나고 있었다.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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