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바람의 기억
모래가 낮게 흘러갔다.
민찬이 말했다.
“이상하다.”
루이가 물었다.
“뭐가?”
민찬이 코를 찡긋했다.
“냄새.”
루이가 공기를 맡았다.
“사막 냄새 아니야?”
민찬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다른데.”
유셉이 천천히 말했다.
“향신료.”
아이들이 그를 바라봤다.
“예전에 맡아본 적 있어.”
그가 모래 위를 천천히 걸으며 말했다.
“시장 같은 냄새.”
바람이 다시 불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모래가 바닥을 스치며 움직였다.
하나는 여전히 서 있었다.
눈을 감고 있었다.
민찬이 다가왔다.
“하나, 뭐해?”
하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작은 노트를 꺼냈다.
잠시 생각하더니
한 줄을 적었다.
들려.
민찬이 노트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들려?”
루이가 물었다.
“뭐가?”
하나는 다시 노트를 들었다.
그리고 짧게 적었다.
노래.
아이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유셉이 천천히 기타를 들었다.
“무슨 노래?”
민찬이 물었다.
유셉이 고개를 끄덕였다.
“향신료의 노래.”
그는 조심스럽게 기타 줄을 튕겼다.
딩—
사막의 공기가 아주 조금 떨렸다.
아이들이 조용히 노래를 시작했다.
바람이 향을 싣고 오던 길
이름 대신 향으로 인사하던 길
바람이 조금 더 강해졌다.
야자나무 잎이 크게 흔들렸다.
모래가 바닥에서 일어났다.
처음에는 조금.
그리고
점점 더 많이.
루이가 말했다.
“눈을 뜨기가 어려워.”
민찬이 말했다.
“잠깐… 저기 봐.”
"눈뜨기 어렵다니까!"
모래가 공중에서 돌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감싸듯이.
유셉이 기타를 멈췄다.
사막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다.
낙타 방울.
사람들의 목소리.
멀리서 들리는 시장의 소리.
민찬이 속삭였다.
“들려?”
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유셉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건…”
바람이 다시 불었다.
모래가 크게 일어났다.
아이들은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바람이 멈췄다.
아이들이 눈을 떴다.
사막은
사라져 있었다.
앞에는
낙타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멀리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향신료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민찬이 중얼거렸다.
“여기…”
유셉이 천천히 말했다.
“시장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그리고
하나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