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말은 아니다.
정말로 어렵지 않은 일들일 때도 있다.
송장을 입력하고,
지출결의서를 정리하고,
연차계획서를 확인하고,
보험료를 맞추고,
급여 숫자를 확인하는 일들.
하나만 떼어 놓고 보면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몇 번 클릭하면 끝나는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요즘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작고 사소한 일도
숫자가 많아지면
사소한 일이 아니게 된다는 것을.
서류 하나는 작지만
서류가 백 장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확인 하나는 간단하지만
확인이 열 개, 스무 개가 되면
그 안에는 책임이 생긴다.
그리고 그 작은 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급여 하나가 틀리면
보험이 틀어지고,
보험이 틀어지면 신고가 바뀌고,
신고가 바뀌면 또 다른 서류가 따라온다.
그래서 어떤 날은
눈에 보이는 큰 성과는 없는데
하루가 다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날 회사는
아무 일 없이 잘 돌아갔다.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어쩌면 누군가의 작은 확인 덕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가끔 생각한다.
회사라는 곳은
아주 거창한 일들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조용히 처리한
수많은 사소한 일들 위에
올라서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오늘도 나는
작은 일을 몇 가지 더 처리할 것이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사소해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이제 알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