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기도응답이 된 하루

by 봄울

어제는 둘째 딸의 입학식이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 반차를 내고 학교에 다녀왔다.


입학식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첫째 아이는
이제 돌봄교실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돌봄은 1, 2학년에게만 해당된다고 했다.

그 순간부터 현실적인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제 아이가
오후 시간을 어디에서 보내야 할까.


학교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태권도 학원 이야기도 나왔고
여러 가능성을 이야기하다가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


교회 집사님 한 분이
읍내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었던 기억이 났다.


마침 나는 반차를 낸 상태였고
두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

잠깐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어보았다.


집사님은 출근 준비를 하시다가 전화를 받으셨고
집 근처 카페에서 잠깐 만나기로 했다.

사실 그분을 직접 만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학원을 혼자 운영하시다 보니
오후 두 시부터 늦은 저녁까지 아이들을 가르치고 계셨고,

나는 직장인이어서
정해진 출근시간이 있었다.

그래서 서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꽃이 가득한 카페에서 처음 마주 앉았다.

또래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고
나이도 비슷했다.

그래서인지
대화는 금방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아이들 이야기,
학교 이야기,
사는 이야기.


우리는 잔잔하게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집사님이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사실 제가 올해 구역장이 되었는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서
기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기도응답 같았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그저
내 아이의 오후 시간을 고민하다가
문득 떠올라서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전화 한 통이
누군가에게는
기도응답이 되었다는 사실이
참 기쁘고 감사했다.


나는 지금
여러 문제 속에 살아가고 있다.

삶이 언제나 평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루의 순간순간을
감사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요즘 자주 느낀다.


어제도 그랬다.

전화 한 통이
따뜻한 만남이 되었고,

그 만남이
서로의 마음을 밝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가 큰 일을 하지 않아도
작은 용기 하나가
누군가의 기도응답이 될 수 있겠구나.


어쩌면 하나님은
우리의 평범한 하루 속에서
이렇게 조용히 일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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