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문이 있을까

by 봄울

마음에도 문이 있을까


눈에 보이는 문은 언제나 분명하다.
열려 있거나, 닫혀 있거나.
누군가 들어오거나, 나가거나.

그래서 우리는 문을 관리할 수 있다.
잠글 수도 있고, 열어줄 수도 있다.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도
문이 있을까.


나는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어떤 생각이 스며드는 순간을 느낀다.


어제 보았던 장면이
다시 떠오르기도 하고,
어디선가 들었던 음악이
귓가에 맴돌기도 한다.


어떤 날은
기도하던 말이 이어지고,


어떤 날은
전혀 원하지 않았던 생각이
슬며시 자리를 잡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이 질문이 떠오른다.


이건
어디서 들어온 걸까.

눈으로 들어온 것일까.
귀로 들어온 것일까.

아니면
내 안에서 만들어진 걸까.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어딘가에서
조용히 흘러들어온 걸까.


우리는 종종
모든 생각을
‘나’라고 믿는다.


하지만 가만히 바라보면
그렇지 않은 순간들이 있다.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았는데
이미 와 있는 생각들.


그 생각들은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그저
어느 순간
안에 있다.




그래서 나는
마음에도 문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분명히 존재하는 문.


그 문은
밖에서 열 수 있는 문이 아니라,
오직 안에서만
열리는 문이다.


생각은
들어오려고 한다.

하지만
머물지는 못한다.


우리가
머물게 하지 않으면.

어떤 생각은
잠깐 스쳐 지나간다.


바람처럼.

그러나 어떤 생각은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말을 건다.


“나는 네 생각이야”


그때
우리는
그 말을 믿어버린다.


하지만
생각은
사실이 아닐 때도 많다.


그저
지나가는 것일 뿐인데
우리는 붙잡는다.


그리고
그 순간
문은 열린다.




나는 이제
생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려고 한다.


이 생각이
나를 살리는지,
아니면
나를 무너뜨리는지.


살리는 생각이라면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고,

무너뜨리는 생각이라면
그저 지나가게 둔다.


문을 닫는다는 건
모든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아들일 것을
선택하는 일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의 문 앞에 서 있다.

문을 지키는 사람처럼.


들어오는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무엇을 머물게 할지는
결정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문.


그 문은
오늘도
내 안에서
조용히 열리고,
또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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