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XP를 몰랐다

by 봄울


나는 한동안
점수에 관심이 없었다.


Duolingo를 켜면
그저 하루 한 번,
조금씩 영어를 보고
조금씩 아랍어를 따라 읽었다.


그게 전부였다.

점수가 쌓이는지도 몰랐고,
리그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누가 나보다 더 많이 하는지도
굳이 궁금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도 했다”
그 사실 하나면 충분했다.


그렇게
하루가 쌓였다.

그리고
또 하루가 쌓였다.


어느 날,
나는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조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나는 이미
꽤 많은 것들을 해냈다는 것을.


흑요석 리그 1위,
리그 MVP,

하루에 만점 레슨 63개,
어떤 날은 100개,

3만 XP,
100개의 퀘스트,


아침에도,
밤에도
200개의 레슨을 해낸 날들.


그리고
500개의 오답을 다시 고쳐낸 시간들.


그 기록들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다가
문득 멈췄다.

이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었다.


이건
내가 포기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이건
내가 나를 지나치지 않고
계속 붙잡아온 날들이었다.


나는
누군가와 경쟁하려고
이걸 시작한 게 아니었다.


그저
조금 더 나아지고 싶어서,
조금 더 이해하고 싶어서,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어서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나는 이미
꽤 멀리 와 있었다.

50일.


단 하루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단 하루도
비워두지 않았다.


나는 이제 안다.

기록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잊지 않기 위해
쌓는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조용히 앱을 켠다.


누가 몇 등을 했는지보다
내가 오늘을 이어갈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나는
이 말을
조금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를 꾸준히 지켜낸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참고: 이건 홍보 아님. 듀오링고는 나한테 관심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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