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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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우리는 함께 걷고 싶었다.
설명할 필요는 없었다.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떠난 여행도 아니었고,
큰 의미를 찾으려 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금 남편이 된 사람이
잠시 쉴 수 있는 2주의 시간을 얻었고,
그 시간 동안
같이 머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현이는 요르단에 머물며
주일학교 아이들과 여름을 보내고 있었고,
나는 이미 몇 번이나 시리아를 걸어보았던 사람으로서
이번에는 가이드가 아닌 여행자로 다시 걷고 싶었다.
우리는 그렇게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에서
작은 가방 몇 개와
말로 다 전해지지 않는 마음 하나씩을 들고
여름을 건넜다.
시리아는 그 당시
사람들이 쉬는 속도로 움직이는 나라였다.
도시의 리듬은 조용했고,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았으며,
바람은 천천히 빛을 품고 흘렀다.
그곳의 시간은
우리가 익숙했던 시간과는 달랐다.
조금 멈추어 있는 듯하지만
정말로 멈추어 있지는 않은 시간.
그 속에서
우리는 말을 줄였고,
걷는 속도는 자연스럽게 느려졌고,
서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이 여행은
관광지가 남긴 인상보다
사람과 바람이 남긴 온도가 더 오래 기억되는 여행이었다.
하마의 물레,
텔하마의 바람,
크락 데 슈발리에의 오래 버티는 돌,
사람이 사라진 아파미야의 길,
지나가는 라타키야의 새벽빛,
환대가 남아 있던 살라딘 성,
사람이 살아 있는 알레포의 숨,
그리고
붉은빛이 도시 전체를 감싸던 팔미라의 저녁.
그 장면들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만들어진 기억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남은 기억이었다.
지금 나는
그 여름을 다시 꺼내 적는다.
그 여행에 머물렀던 도시들이
지금은 뉴스 속 이름으로만 남아 있을지라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흩어졌을지라도,
그 시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남는다.
나는 그 여름의 속도와
그 여름의 마음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리고 조용히 바란다.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도시도, 사람도,
그리고 그때의 우리도.
—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