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당신의 요르단은 어디인가요?
하지만 요르단을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쉼은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머무는 자리의 문제라는 것을.
광야는 그저 모래와 바람의 땅이었지만
그곳에서 나는
나보다 먼저 고요해진 하늘을 보았다.
사해는 아무 힘도 주지 않아도
몸을 떠올려 주는 바다였지만
그 바다는 내 안의 두려움을
숨김없이 드러나게 했다.
마다바는 쫓겨난 사람들이 만든 도시였지만
그곳에서 나는
돌아갈 곳을 잃은 것이 아니라
머물 자리를 준비받고 있었다는 것을 배웠다.
요단강은 건너야만 하는 강이 아니라,
한 걸음을 내딛어야 비로소 길이 생기는 강이었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막의 한가운데서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누가 나를 위로해줘야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쉼은
내가 내게 작은 숨을 허락하는 순간,
내가 나를 조금 덜 몰아붙이는 순간,
내가 내 마음의 문을 잠시 열어두는 순간
조용히 찾아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당신에게 조용히 묻고 싶다.
당신의 요르단은 어디인가요?
사람마다 쉼의 자리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침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가 요르단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조용히 눈을 감고 마시는 한 모금의 물이
요단강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누군가에게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한 번 울고 흘려보내는 일이
슬그머니 찾아오는 사해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직 어디에도 닿아보지 못한
광야의 초입일 수도 있다.
괜찮다.
당신은 지금 시작하는 사람일 뿐이다.
쉼은 도착이 아니라,
연습이고
되찾음이고
되돌아오는 길이다.
그러니 오늘,
단 한 걸음만 허락해보자.
조금만 천천히 숨 쉬기.
조금 덜 설명하기.
조금 덜 견디기.
조금 더 살아내기.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나는 쉬어도 괜찮다.”
당신의 요르단은
지금 여기서부터
조용히 시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