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것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자라는 것들

by 봄울

그 기도모임을 시작하고 나서,

나는 종종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기도모임을 하게 될 거라고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그건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버티기 위해 손에 쥔 일이었고,
하루하루를 소모시켜 가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자리에서
그렇게 기도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말 그대로
살기 위해 붙든 일이었는데,
그 속에서 살려내는 손길을 먼저 받게 된 것이다.


기도할 때마다 느꼈다.

내가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도우신다.


실적 때문에 눌려 있던 마음이
조금씩 들려 올라왔고,

내가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따뜻함 같은 것들이
조용히 내 안을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깨달음이 스며들었다.


회사라는 공간,
계약 실적으로 움직이는 조직,
각자가 자기 생존을 붙든 자리.

그곳에도
하나님이 찾으시는 ‘잃어버린 영혼들’이
곳곳에 있었다.


말 한마디 못 하고 눈물만 삼키는 사람들.

숫자는 채우지만 마음이 텅 빈 사람들.
웃고 있지만, 속에서는 조용히 울고 있는 사람들.

그들도 나처럼 살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도모임은
조금은 몰래 해야 하는 모임이었다.

회사에서는
팀끼리조차 서로 모여 대화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곳에서 기도모임을 한다는 건
규칙을 어기는 일이었다.


그 사실이

조금은 스릴 같기도 했고,
조금은 어처구니없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해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몰래 기도했다.


기도를 숨긴다는 건

아이러니하고
조금은 슬펐지만

동시에
그만큼 절실했다.


그 모임은
작고 조용했지만
그 안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숨이 되었다.

그때 나는 알았다.


하나님은 늘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사람을 자라게 하신다.


큰 기적이 아니라
작은 살아남음 속에서,
매일의 버팀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위로 속에서.

끊어지지 않도록
숨 하나만 유지해 주는 은혜.


그 은혜 속에서
나는 아주 조금씩
사람으로,
그리고 나로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사랑은 몰래 자라기도 한다.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