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찐 살을 빼야, 몸의 찐 살도 빠진다.

11화. 요요와의 재회

by 봄울

바디프로필을 찍고 나서, 나는 멈췄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멈췄다.

그동안 달려온 시간들이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이제 다 끝났어.’


그 말이 위로처럼 들리기도, 허무하게 들리기도 했다.
식단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무너질 것 같은 불안이 동시에 찾아왔다.

그렇게 조금씩 체중은 다시 늘어갔다.


처음엔 “괜찮아, 잠깐이야.” 했지만,
한 달, 두 달, 5년이 지나자
다시 80kg의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거울 속의 나는 예전의 나와 닮아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았다.
이번엔 그 얼굴 속에서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요요는 단순한 체중의 반등이 아니었다.
그건 나의 감정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였다.
몸은 언제나 내 마음의 상태를 보여주는 정직한 기록지였다.
그래서 나는 이번엔 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이건 실패가 아니라, 과정의 일부라고 말해주었다.


“괜찮아.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그 말을 하면서도 눈물이 났다.
하지만 그 눈물은 절망의 눈물이 아니었다.
지난번과 달리, 나는 무너진 나를 이해하고 있었으니까.


운동을 다시 시작하진 못했지만,

나는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몸보다 마음의 기록을.


‘나는 왜 다시 멈췄을까?’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을까?’


그 글들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다이어트는 평생의 싸움이 아니라,
평생의 대화라는 걸.


몸과, 마음과, 나 자신과의 대화.

요요는 나를 무너뜨린 게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게 했다.
나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여전히 나를 믿고 싶었다.


요요는 실패가 아니었다.
멈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나를 사랑하려 애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