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도 하나인 마음

3장. 광야의 시간 ― 외로움이 나를 하나님께 집중하게 만든다

by 봄울

모세가 사람을 죽이고 미디안으로 도망쳤을 때,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왕궁의 금빛 문을 뒤로하고,
모래바람 속으로 사라지던 그 순간의 고독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겨우 중산층 가정에서 출발했지만

‘신용불량자’가 되던 날, 내 인생이 끝난 것 같았다.
세상이 나를 밀어내는 기분이었다.
다시 일어설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요르단으로 향했다.
그곳이 광야였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얼마나 머물게 될지도 몰랐고,

11년이라는 세월이 그 땅에서 흘러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누군가는 집을 꾸미고 가구를 채워 넣었지만
3년 만에 짐을 싸서 떠났다.

어떤 이는 선교활동 중 조사 대상이 되어
정보부에 불려 가기도 했다.
그 긴장감 속에서 나는 한 번도 불려 간 적이 없었다.
그저 조용히, 하루하루를 살았다.


돌아갈 곳이 없다는 간절한 생각에
외로울 겨를도 없었다.
나에게 고향은 ‘그리운 곳’이 아니었다.
그저 ‘돌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향수병에 걸리지 않았다.
대신, 하나님께 매달렸다.


하나님은 그 시절,
내 유일한 대화 상대이자 사랑이었다.
나는 그분과 연애를 하듯 시간을 보냈다.
기도는 편지였고,
말씀은 답장이었다.
눈물은 감정의 고백이었다.


요르단의 택시 운전사들은 자주 바가지를 씌웠다.
그들이 미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의 억양,
그들의 시장,
그들의 커피 냄새가
조금씩 내 일상이 되어갔다.


미움이 친숙함으로 바뀌는 시간이었다.
그 나라의 하늘을, 거리의 먼지를,
사람들의 눈빛을 알게 되면서
나는 점점 요르단을 사랑하게 되었다.


광야.
거기는 백 달러가 나를 도와줄 수 없는 곳이었다.
돈이 아니라 하나님이 살려주셔야
살 수 있는 곳.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며,
주님만 내 길이 되시며,
주님만 내 힘이 되신다.”


그 고백이 진짜가 되는 시간이었다.

이제 돌아보면
그 광야는 버려진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과 단둘이 머문 거룩한 훈련장이었다.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주지 않던 그곳에서
하나님은 내 이름을 속삭이셨다.

그분은 내 삶의 끝에서 시작하셨고,
나는 그분의 사랑 안에서
다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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