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마음이 나를 다시 믿기 시작할 때
상대의 말, 상대의 표정, 상대의 감정에
지나치게 많은 무게를 둔다.
그러다 상처를 경험하고 나면
사람은 조용히 깨닫는다.
“내가 제일 먼저 믿어야 할 사람은, 나였구나.”
하지만 이 깨달음은
화려하거나 극적인 방식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마음속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싹처럼 고개를 든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된다.
불안이 올라왔을 때
예전처럼 무너지는 대신
“조금 괜찮아질 거야”라고
작게, 아주 작게 속삭여본다.
결정을 앞두었을 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 전에
“나는 무엇을 원할까?”라고
자신에게 먼저 물어본다.
상대가 날 실망시켰을 때
예전 같으면
“내가 잘못했나?”라고 자책했겠지만,
이제는
“그건 그 사람의 선택일 뿐이야”라고
조금씩 분리해서 생각해본다.
이 미세한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은 안다.
자신을 조금씩, 다시 믿기 시작했다는 것을.
스스로를 믿기 시작하면
세상이 조용히 달라진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내 가치를 흔들었지만,
이제는
그 말이 ‘진실’인지,
‘그 사람의 감정’인지 구별할 힘이 생긴다.
예전에는
남이 나를 버리면
나도 나를 버렸지만,
이제는
남이 나를 버려도
내가 나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주 사소한 장면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아… 나, 꽤 잘하고 있었구나.”
그 깨달음은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신뢰다.
자기 신뢰는
“나는 완벽해”라는 확신이 아니라,
“나는 나를 지켜낼 수 있어”라는
고요하고 단단한 믿음이다.
상처는 당신을 약하게 만들지 않았다.
상처는 오히려
당신이 자신을 다시 믿을 수 있는
근거들을 찾아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