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어떻게 가르칠까

영화 <Coach Carter>로 영어 수업하기

by bona

고등학교 2학년 영어1 교과서를 보면 영화 <Coach Carter>의 대본이 수록되어 있다. 슬램덩크 키드로서 농구 영화가 교과서에 실린 것은 배우 반가운 일이었다. 농구를 매개로 한 코치 켄 카터와 학생들의 성장 이야기.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다 보니 학생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도 많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교훈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어 학생들에게 소개할 만했다. 하지만 영화를 어떻게 가르치지? 그것도 영어 수업 시간에?

출처: https://wallpapercave.com/coach-carter-wallpapers


학생들은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시험이 끝나면 교실이 영화관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학생들이 껌껌한 교실에서 모니터를 응시하는 모습은 흡사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영화는 학생들에게 공부의 대상이 아니며 더 이상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는 오락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 영화 <Coach Carter>를 활용해서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았다. 각 잡고 주어, 동사, to 부정사, 관계대명사를 교과서에 표시하고 영어 문장을 한 줄씩 해석해야 하는 독해수업보다는 심리적 장벽이 낮았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는 충분히 흥미로웠지만 문제가 있었다. 교과서에는 영화 장면이 단편적으로 제공되어 있어 영화의 스토리가 충분히 소개되지 못했다. 분량의 문제로 스토리 전체가 실리지 못한 점은 이해가 됐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영어 대본만 공부하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영화 <Coach Carter>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다른 선생님의 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었다. 그 선생님은 전형적인 영어수업처럼 PPT 슬라이드에 쓰여 있는 영어 대사의 문장 구조를 주어, 동사, to 부정사로 하나씩 분석하고 어떻게 해석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하였다. 영화 장면을 본다거나 지금 인물이 말하고 있는 대사가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알지 못한 채 학생들은 여느 때처럼 교과서에 빨간펜과 파란색 펜으로 필기를 하고 있었다. 그 선생님은 고등학교 독해 수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어쩐지 뭔가 빠진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EBS 강의에서 십 수년동안 강사만 바뀔 뿐 칠판에 문장을 잘 개 잘 개 쪼개서 문장성분을 분석하고 문제 푸는 방법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과연 뭐가 다를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영화 대사를 해석하는 수업이 아닌 영화에 녹아있는 문화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기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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