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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와 히다규

일본 나고야 여행기

by bona Feb 1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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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카와고에서 버스를 타고 다카야마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조금 넘었다. 오전 내내 걸어 다니고, 사진 찍고 해서 피로가 쌓였고 마침 밖에 비가 내려 호텔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한참을 쉬었다. 4시쯤 관광객의 모드로 다시 돌아와 다카야마에 온 지 이틀 만에 대표적 관광명소인 '산마치 전통거리 보존지구'로 걸어갔다. 호텔에서 20분을 걸으니 카지 다리가 보였다.



카지 다리 위의 동상. 흡사 요괴 같기도..


5시가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기 때문에 가게들이 슬슬 파장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길거리가 한산했다. 지난번 다카마쓰 여행에서 갔던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거리와 분위기가 비슷해 큰 감흥을 느끼지는 않았다. 다카야마 버전의 인사동 느낌이랄까.


산마치 전통거리 보존지구


산마치 거리에 들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후나사카 사케 양조장'에 가기 위함이다. 이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시음할 수 있다.


먼저 100엔 동전을 넣어 토큰을 뽑는다. 최소 단위가 300엔이라 3개의 토큰을 뽑았다.


토큰 한 개를 넣고 돌리면 사케 잔이 나온다


앙증맞은 사케잔


시음하고 싶은 사케 자판기에 토큰 한 개를 넣고 버튼을 누르면 사케가 나온다


따뜻한 사케를 먹고 싶은 방법


유자 사케


유자 사케가 달콤하니 알코올향이 느껴지지도 않고 맛있어서 한 병을 구입했다(1,480엔). 세 병 사 올걸. 가족들이 다 맛있다고 극찬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다. 아까 뽑았던 사케 잔은 봉지에 싸서 가져갈 수 있다. 사케 마실 때마다 다카야마를 생각나게 하는 좋은 기념품인 듯.


사요나라, 사케상


저녁으론 다카야마에서 유명한 소고기인 히다규를 먹으러 갔다. 일본의 3개 소고기라나. 여러 고깃집이 있었지만 내가 택한 곳은 '쿄야(kyoya)'다. 그 이유는 히다규와 호바 미소를 같이 먹을 수 있는 럭셔리 세트(3,800엔)를 맛보기 위함이다. 호바미소는 '호바'인 목련 잎 위에 미소와 소고기를 구워서 먹는 다카야마 음식이라고 한다.


쿄야


5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예약 여부를 물어보고 예약자의 경우 중앙에 화로가 있는 자리에 안내한다. 나는 예약을 하지 않아서 그런계산대 옆의 테이블에 안내를 받았다.


먼저 녹차를 마시구요


계산대 옆 외국 지폐 전시중


짜잔. 셔리 세트 정식은 히다규와 호바 미소 정식으로 구성된다. 중앙 화로에 히다규를 한 점씩 구워 먹는다. 기름끼가 있어서 윤기가 좔좔 흐르고 점원 할머니께서 간장에 찍어 먹으라고 권하셨다.


럭셔리 세트


두 번째 화로에는 호바 잎 위에 소고기와 미소가 버무려져 있다. 처음에 점원 할머니가 구워주시는데 한 20초 지나니 스스로 구워 먹으라고 하고 가버리셨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구워주는 줄 알았는데.. 암튼 미소 양념은 생각보다 짜지 않아서 양념 불고기처럼 맛있었다. 흰쌀밥과 함께 먹으니 꿀맛! 자세히 보면 밥 위에도 고기가 얹어져 있다. 다양한 형태의 소고기를 두루두루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찹찹찹


서비스가 그렇게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카야마의 고유 음식인 히다규와 호바미소를 한 번에 먹기엔 적당한 곳이다. 물론 음식은 맛있음. 히다규는 잘못이 없어요. 정말 입에서 사르륵 녹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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