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에 이틀 동안 있으면서 다카야마와는 다르게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모닝을 먹어야 하기 때문. '모닝'이란 나고야 찻집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로 오전에 커피나 차와 같은 음료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삶은 달걀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나고야 사람들은 에도 시대부터 차를 좋아해서 나고야시 전역에 4,000개 이상의 찻집이 있다고 한다. 카페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인지 내가 여행할 때 나고야 주부국제공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카페 나고야에 가자!'라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아쉽게도 24년 2월 12일에 종료됨)
사카에에 있는 오아시스 21i 센터에 가서 주부국제공항 도착 탑승권과 여권을 보여주면 종이에 적힌 비밀번호를 준다. 캠페인에서 제시된 카페 목록 중 내가 가고 싶은 골라 방문하고 쿠폰을 제시하면 공짜로 카페에서 제공하는 메뉴를 먹을 수 있다.(진짜 이 캠페인 기획한 사람 상 줘야 함. 우리나라에서도 하면 지역 개인 카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듯. 덕분에 나고야에 대한 호감도 상승!)
이렇게 비밀번호를 줍니다
비밀번호와 함께 나고야 카페 목록과 지도를 나눠줬는데 각각의 카페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적혀있어 가고 싶은 카페를 고르는데 도움을 받았다.
나고야 카페 목록
나고야 카페 지도
킷사나나반
나고야 카페 쿠폰도 사용하고 모닝도 먹을 겸 고른 카페는 '킷사나나반'이다.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고 구글맵 리뷰와 블로그 리뷰를 보니 평이 좋아서 선택했다. 대로에서 약간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킷사나나반
실내가 상당히 깔끔하고 조용조용한 분위기였다. 사장님께 카페 쿠폰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하고 카페라테를 주문했다.(엄청 친절함) 아침이라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다.출근 전 아침 먹기에 적합해 보였다.
팥 샌드위치와 라떼.
나고야는 팥이 유명해서 토스트에 팥소를 발라 먹는 오구라 세트가 유명하다. 버터를 발라 구운 토스트 안에 두둑하게 팥을 넣은 샌드위치 탑은 크기가 상당했다. 부드러운 라테와 같이 먹으니 포만감도 있고 모닝으로 먹기에 제격이다. 한 입 베어 물때마다 팥이 쏟아질 듯 나오니 팥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행복했다. 버터가 약간 느끼했지만 팥이 달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공짜로 먹으니 더욱 기분이 최상이고요.
'카페 나고야에 가자' 캠페인을 통해 나고야의 다른 카페도 가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다음에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찻집을 방문하는 나고야 카페 기행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코메다 커피
코메다 커피
다음날에는 나고야뿐만 아니라 일본 전국에서 유명하다는 코메다 커피에방문했다. 전날 아쉽게도 커피 쿠폰을 써버려서 사용할 수 없었지만 코메다 커피는 캠페인에 제시된 곳 중 하나였다. 여행 책자에서 나고야 모닝 하면 제일 먼저 가봐야 할 곳이라고 소개하길래 체크아웃을 하고 길을 나섰다. 체인점이 여러 군데 있지만 숙소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 있는 코메다 커피 니시키 이세마치도리점에 갔다.(모닝은 오전 11시까지 제공된다.)
10시가 넘어서 갔는데도 불구하고 앞에 웨이팅이 있었다. 관광객도 많고 현지인도 많았다.
15분 정도 기다리고 자리를 배정받았다. 실내는 옛날 다방 느낌이 들고 아늑한 분위기였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 독특한 문양의 벽지 등 레트로 감성이있었다.앉자마자 뜨거운 물수건과 얼음물을 준다.
모닝 세트는 먼저 음료를 고르고 빵을 다음과 같이 선택하면 된다.
1) 토스트 or 모닝빵 중 택 1
2) 삶은 달걀 or 에그 샐러드 or 팥 중 택 1
3) 버터 or 딸기잼 택 1
나는 커피 블랜드(hot 아메리카노, 500엔)+ 토스트+ 팥+ 버터 조합으로 선택했다. 이것이 팥 앙금이 들어간 오구라 토스트이다.
오구라 세트
커피가 진해서 같이 곁들어 나온 우유를 조금 넣으니 고소하니 맛있었다. 토스트에 버터가 발라져 제공되고 바구니 안에 팥이 따로 담겨 있어 발라 먹으면 된다. 팥이 달지 않아 맛있었다.
코메다의 백미는 바로 토스트!!! 빵이 매우 부드럽고 식감이 폭신해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사르르 녹았다. 빵만 따로 사고 싶을 정도로 극강의 맛! 토스트 한 조각으로는 성이 안 차 토스트랑 팥을 추가로 주문했다(280엔). 토스트만 먹으러 또 가고 싶은 곳이다.
독특하고 맛 좋은 다양한 메뉴도 좋지만 나고야의 모닝처럼 카페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가있는 카페가 늘어나면 좋겠다. 가격도 저렴하면 더욱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