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뜬장 11화

낚시꾼이 건진 시츄

뜬장

by 보나쓰

점점 더 앞다리에 힘이 빠진다. 얼마나 물속에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내 가족이 나를 찾아낼 때까지 버텨야 한다. 내게 말랑거리는 공을 던져주고 볼을 비비고 안아주던 그들의 온기가 그립다. 그들은 나를 찾고 있겠지.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면 크게 소리 내어 짖으려고 목소리를 아낀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나는 이미 너무 지쳤고 짖을 힘이 없다. 가슴속까지 차올랐던 소리가 자꾸만 배 아래로 다시 기어들어 간다. 희미해진 눈동자에 비치는 건 안간힘을 다해 흙더미를 붙들고 있는 내 앞다리. 선명하게 느끼는 건 물속의 차가움이 피부에 닿아 점점 더 스며드는 감각이다. 찌릿하게 흐르던 전류가 서서히 무뎌져 간다. 감각이 사라지고 있다. 두 다리는 너무 무겁고 돌처럼 둔중해져서 물결이 칠 때마다 낯선 진동이 퍼진다. 손이 자꾸만 미끄러진다. 얼마 전에 엄마가 잘라준 손톱이 다 자라지 않아 땅을 더 움켜쥐기 힘들다.


"엄마 나 여기 있어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보나쓰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빛일수도 그림자일수도 있는 모래알같은 감각 하나하나 소중히 담아내고 싶은 에세이스트.

1,25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0화하루 만에 파양 된 노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