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장
반짝하는 불빛을 튕겨내는 물건이 눈 속으로 들어왔어요. 그건 아주 낯설고 차가웠어요. 태어나서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어요. 엄마의 배속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차가움이었어요. 눈을 감고 싶었지만, 힘주어 내 눈을 벌리고 있는 커다란 그림자의 손아귀 힘이 너무 세서 눈을 감을 수도 고개를 돌릴 수도 없었어요. 놀라고 아팠는데 무언가가 금방 끝났다는 걸 알았어요. 곧이어 눈에서 액체가 흘러나오더니 점점 희미해졌어요. 나는 도망가고 싶었지만 이내 어딘가에 담겼어요. 그곳도 엄마의 품이 아니었어요. 나는 계속 엄마의 냄새를 찾았어요. 심장은 빠르게 뛰었어요. 눈 속에 남은 차가움이 더 생생해지고 있었어요. 물그릇에 발이 빠졌을 때와 비슷했지만, 더 차가웠어요.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너무 섬뜩했어요. 나를 담은 무언가가 움직였어요. 몸을 웅크렸어요. 순간적으로 솟구쳤던 내 몸의 온도를 기억하고 있었어요.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느꼈지만, 알 수 없었어요. 어느 순간 철컥, 탁, 쓰윽- 금속 소리가 뒤엉켰어요. 곧 다른 친구와 함께 어두운 천장이 있는 또 다른 차가움 속에 던져졌어요. 친구는 소리 내지 않았어요. 그에게 기어갔어요. 따뜻했어요. 내가 찾던 온기와는 달랐지만 친구의 귀에서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나는 그것을 핥았어요. 물과는 다른 맛이었어요. 차갑고 무거운 물그릇에 닿았던 혀끝의 맛과 비슷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낯선 물질은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았어요. 나는 힘내어 자주 친구를 불렀지만, 가끔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낼 뿐이었어요. 그래도 친구 곁에 바짝 붙어 있었어요. 어두운 천장이 자꾸만 낮아지는 것 같고 전에는 들은 적 없는 소리들이 주변에 뒤엉켜 있었어요.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가슴이 자꾸 뛰었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배가 고팠어요.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어요. 천장이 뿌옇게 밝아졌어요. 언제나 밝아지면 얼마 후에 먹을 것이 나왔기 때문에 밥을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너무 무섭고 배가 고파 울었어요. 그때 부드럽고 조금 놀란 듯한 목소리가 공기를 가르고 들려왔어요. 사람이었어요. 그는 잠시 사라졌다가 돌아와 우리에게 음식과 물을 주었어요. 소리 내지 않던 친구도 힘을 내어 먹었어요. 그 사람은 까만 지붕이 두 번 바뀔 때까지 우리에게 왔어요. 그리고는 다시 한번 지붕이 하얗게 변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들어 올렸어요. 내 몸이 반으로 접히듯 휘었어요. 지붕은 어른거리며 흔들렸고, 나는 내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버티고 있었어요.
동물보호단체들이 각막이 손상된 개 두 마리를 시보호소에서 구조했다. 한 마리는 한쪽 귀도 잘려 있었다. 한 마리는 내가 후원 중인 단체에서 데려왔다. 귀가 잘린 다른 한 마리는 다른 단체에서 데려갔다. 두 마리 모두 뾰족한 것에 눈이 찔려서 적출 위기에 처해 있다. 내가 확인한 보호소의 아이는 '소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현재 수술비 모금이 진행 중이다. 다리에 끈 자국이 남아 있어 번식장에서 버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눈과 귀의 상처로 보아 동일 범죄를 일으키는 학대범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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