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의 호텔에서
내가 없던 곳의 새벽엔
불편함이 없다
숨길 것이 없다
나의 과거도 현재도 없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
머물렀을 여행자들의
추억만 있을 뿐
내 세계가 아닌 그들의 세계에서
나 또한 추억의 하나가 될 뿐
그토록 원하던 무엇이 아니다
그저 흐리멍텅한 영혼 하나
존재하지도 않았던 존재
내가 아닌 나를
한 톨 남김없이 떨군 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에 바람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