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던 곳

여행지의 호텔에서

by 보나쓰

내가 없던 곳의 새벽엔

불편함이 없다

내가 없던 곳의 새벽엔

숨길 것이 없다

내가 없던 곳의 새벽엔

나의 과거도 현재도 없다


내가 머무는 공간에

머물렀을 여행자들의

추억만 있을 뿐

내 세계가 아닌 그들의 세계에서

나 또한 추억의 하나가 될 뿐


그토록 원하던 무엇이 아니다

그저 흐리멍텅한 영혼 하나

존재하지도 않았던 존재


내가 아닌 나를

한 톨 남김없이 떨군 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에 바람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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