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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따스하게 첫 책을 품다

by 보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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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서점에 배포되기 전, 증정본을 받았다. 배송된 택배 박스를 보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들여놓지도 않고 박스를 뜯었다. 책을 꺼내 들자 안도감이 밀려오더니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듯 소리를 냈다.

책 표지의 색감이 잘 나올지 내내 걱정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글자에 매달렸고, 이후에는 편집과 디자인이 잘 나올지, 책의 완성도를 염려하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중간에 문제가 생겨 출간일이 2주 미뤄졌을 때도 애써 ‘오히려 잘 됐어.’ 하며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특히 표지 일러스트와 디자인은 많은 고민이 담겼다. 초안에 실망하고 그림을 다시 그려 보내며 디자인을 재요청했던 복잡한 심경이 다시 떠올랐다. 다행히 결과물은 생각보다 잘 나왔다.

택배 박스를 안쪽으로 들여놓고, 가방을 던져둔 채 책상 앞에 앉아 책을 펼쳤다. 가슴이 벅차 터질 듯 두근거렸다. 들어가는 글부터 오타를 확인하며 한 장씩 책장을 넘겼다. 아쉬운 면도 보였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묘한 뿌듯함이 밀려왔다.

책에 사인을 하고 나서, 조용히 책을 가슴 가까이 대고 안아주었다.

“내가 나에게. 글 쓰느라 애썼다. 사랑한다.”

온라인 서점과 e북은 이미 판매를 시작했고, 오프라인 서점에는 11월 7일 이후에 배포될 예정이다. 서점 매대에서 내 책을 직접 보는 기분은 또 어떨까?

오래전 글쓰기를 멈췄던 시절이 스치듯 지나간다. 그때 멍들었던 가슴이, 지금은 따뜻하게 차오른다.

<아무렴 어때>, 그림 에세이. 첫 책이 내 품에 안겼다. 고요하게. 따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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