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브런치에 올리던 글이 생각보다 빨리 출간 계약이 이루어져서 원고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이제 책은 인쇄되어 불러주고 안아줄 독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에세이 ‘아무렴 어때’를 출간하고 배운 게 있습니다. 내가 책을 썼지만 그 책을 읽는 독자가 더 깊이 있게 이해한다는 것. 아무리 숨을 고르면서 글을 써도 독자에게 다 들켜버리고 만다는 것.
‘아무렴 어때’가 예스24 분야별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는 생각했습니다. 7주 동안이나 나의 첫 책을 붙들어준 건 내 글이라기보다 독자의 바람이었다는 것을.
신간 ‘신문지에 싸인 꽃다발’은 외면할 수 없는 삶의 모습 중에서 나이 먹어가는 나를 소재로 했습니다. 삶은 언제나 질문을 던지고 나이는 늘 다른 대답을 내어 놓는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절망보다는 희망을, 멈춤보다는 변화를, 메마름보다는 따스함의 길을 걷길 바라죠.
저는 아마도 에세이스트로 걷는 작가의 길이 마지막 직업이 될 듯합니다. 그래서 더 애써 에세이로 더 많은 독자들을 만나고 싶어 하는 거 같습니다. 암울한 출판시장, 시대에 뒤처진 시장의 느낌이 강한 요즘에 책 한 권을 내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제 책을 찾아주는 독자층이 있을 거라 아니, 생길 거라고 믿으며 글을 지속합니다.
알 수 없는 내일보다 지금은 이 시작점을 즐기렵니다.
조만간 새로운 브런치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다시 자주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