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재미없나요?
고독은 삶에서 패배와 실망을 맛본 사람들에게 필연적으로 찾아온다. 그러나 이 고독 속에 숨지 않고 다시 세상을 향해 거듭나야만 삶과 세상의 의미 있는 변화가 만들어진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_[백 년 동안의 고독]_에서.
무력감과 상실, 혹은 이름 붙일 수 없는 바닥의 감정은 고독과 맞닿으며 더 깊어진다. 고독은 사람을 가장 피하고 싶은 날에도 결국은 사람으로부터 치유되기도 한다. 몽둥이를 든 주인 곁을 맴도는 개처럼. 그건 치욕이 아니라 용기이고, 진솔한 감정이다. 좋든 싫든 내가 느끼기도 전에 이미 익숙해진 길들여짐의 결과다. 그러나 세상은 기대한 만큼 자비롭지 않다. 숨으려 들수록 세상은 더 가혹하게 다가온다. 길들여진 관계 속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방 안의 사소한 배치 정도라는 걸 알게 된다.
지나치게 고독하다는 감정에 동조하거나 동질감을 갖는 것은 위험하다. 고독은 모든 감정의 저변에서 행복을 위태롭게 만드는 블랙홀과 같다. 사람이 싫어 숨어들어도 결국은 다시 사람을 찾아 꾸역꾸역 걸어 나가야 한다. 억지웃음이라도 한 번 지어보고, 필요 없는 머리핀을 사서 옆머리를 밀어 올려 꽂아본다. 내 모습이 어떠냐고 말을 걸어본다. 그러다 보면 누군가가 예쁜 핀을 골라주거나, 내가 상대에게 선물을 할 이유가 생긴다. 그렇게 삶의 변화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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