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을 주는, 평범한 문장들
"봄이 다시 오면
어쩌면 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몰라.
이 순간 난 봄을 사람으로 여기고 싶어,
그녀가 자기의 유일한 친구를 잃은 걸 보고
우는 모습을 상상하려고.
하지만 봄은 심지어 어떤 것조차 아니지,
그것은 말을 하는 방식일 뿐.
꽃들도, 초록색 잎사귀들도 돌아오지 않아.
새로운 꽃, 새로운 초록색 잎사귀들이 있는 거지.
또 다른 포근한 날들이 오는 거지.
아무것도 돌아오지 않고, 아무것도 반복되지 않아. 모든
것이 진짜니까."
P.109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불교에는 열반계로부터 부활한다는 '환생'이 있다. 보통은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로 쓰이는 이 말은 생에 대한 강한 열망이나 미련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봄이 오면, 우리는 새 생명에, 새로 피운 순들이 활짝 피어나는 아름다운 세상에 열광한다. 우리가 겨울을 강하게 버티고 즐겁게 날 수 있는 건 봄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정말 생에서 반복되는 게 있을까 싶다 . 오늘을 보내고 마주하는 사람들, 하늘과 풀과 땅까지도 어제와 같은 것은 없는 새로운 것들이다. 어제 겪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사랑과 이별을 통해, 책 한 권을 통해 영혼은 계속 학습하고 성장한다. 어제 앞마당에 떨어진 열매를 열심히 줄지어 나르던 개미들이 같은 개미들이 아니고, 땅은 또 말라죽은 지렁이 한 마리를 품는다. 오후까지 울어대던 매미는 밤에서야 떠났고 또 다른 매미소리가 여전히 뜨거운 아침 열기 속에서 더 우렁차게 공기를 밀어내고 있다.
오늘 보이는 모든 물건과 생명과 대지는 하루만큼 망가지거나 익어간다. 가장 생생하게 시간을 닮은 것들은 '지금'에 존재한다. 지난주 어느 새벽에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에 흉이 났다. 그 핑계로 집안에만 머물면서 나의 귀한 시간이 좀먹고 있다. 덕분에 더 많은 책의 페이지들을 읽고 글에 집중하고 있다. 생에서 가장 진실한 형태로 머무는 현재의 시간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 발버둥을 치는 중이다.
때때로 우리는 이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내일도 나의 절친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처럼. 빨간 장미가 내내 붉을 것처럼 여유롭게 보낸다. 오늘 떠나보내면 내일은 없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좀 더 귀하게 시간을 보내고, 사람을 보고, 살아 있는 것들에 눈길을 주어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놓칠 것들이 윤기를 잃기 전에, 그 싱싱한 냄새를 가슴속에 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