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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우리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추석 연휴, 아침에 일어나 신문 기사를 둘러보는데

환경에 대한 기사들이 제법 눈에 띄어 놀랐다.

소비자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스팸 노란 뚜껑 없애기와 계속 반납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음료 빨대.


나보다 젊은 연령층의 그들에게 친환경, 지구를 살리기 위한 습관들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훨씬 더 많은 그들이, 지구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한다. 전 세대인 우리들이 조금 더 미리, 조금 더 빨리 알아채고 노력을 했다면 이 지경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하는 미안함이 밀려온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이런 자각과 이런 실천들이 일어나고 있음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정말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늦어버리기 전에, 적어도 노력은, 시도는 할 수 있으니까.






지구를 위한, 제로 웨이스트, 레스 웨이스트라는 단어들이 sns에 등장하기 한창 전부터 소소하게 ‘환경지킴이’에 동참하고 있었지만,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놀라운 연결점이 있었다.


환경을 위한 것은 결국 우리의 건강을 위한 것이고

우리의 건강을 위한 것은 결국 또 환경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

자연과 우리는 하나요,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이 가장 조화롭고 건강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면 생리대를 사용해 온 지 10년이 넘어간다.

처음에는 딸아이에게 건강한 습관을 심어주고 싶은 마음에 시도했는데, 이제는 너무나 당연스럽게 사용하다 보니 처음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오늘 기사에 일회용 생리대의 발암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글이 있었다. 유기농 생리대라고 쓰여 있어도 마찬가지라는 것. 조금의 번거로움고 나의 건강, 지구의 건강을 맞바꾸는 일은 막상 시도해 보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경험해본 나로서는 강조하고 싶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사용한 면 생리대를 손으로 잘 빨아 찬물에 담가둔다. 몇 개를 함께 담아두었다가, 요즘은 과탄산비누가 있으니 그 비누를 잘 묻힌 후에 세탁기에 돌리면 가장 간편하게 세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손빨래를 해도 좋다.





 

차가 일상이 되어버린 후 예전처럼 커피를 마실 일이 잦지는 않지만, 신랑을 위해서나, 가끔 카페인 충전을 위해 드립 커피를 마실 때는 일회용 종이 필터 대신 천 필터를 사용한다. 종이 필터 못지 않게 깔끔한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에스프레소를 무척 좋아해서 캡슐커피머신을 사용했었지만, 과감하게 정리하고 드립 커피만 즐긴 지 꽤 되었다.


집에서 휴지나 키친타올 대신에 손수건을 사용한다. 사진은 나와 아이들이 사용하는 손수건. 소창이나 광목 같은 깔끔한 행주를 사용하는 대신에 알록달록한 손수건을 휴지 대신 사용했더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나도 기분이 좋다. 인도에 살 때 사온 좋은 패브릭들이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부분들을 글로 적어 보았지만, 사실 이건 할 수 없다고 포기하고 방안을 찾거나 그냥 즐기는 데 집중하는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푸드 마일이 어마어마한 와인과 올리브유는 내 삶의 즐거움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대신 맥주만큼은 푸드 마일이 적은 국내산을 이용하기로 했다.


제로웨이스트를 향한 길이란

그 누구에게도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하지 않기에

다 같이 노력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제로웨이스트라는 말에는 늘 지속 가능성이란 말이 따라붙는다.

나 하나라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가장 위의 기사처럼 작은 줄 알았던 큰 변화가 이루어지고

나뿐만이 아닌 우리가 노력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무엇을, 누군가를 비난하고 지적하기 위함이 아닌

누군가에게, 무엇을 더 많이 알리고 동참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다면.

의식 있는 삶이라는 단어가 맞다면

우리들의 미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다면.


할 수 있는 만큼 계속해서 노력해봐야겠다.

지구의 미래와, 아이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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