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녹차 한 잔, 태평후괴
중국 상해에서 신선하고 싱그러운
올해의 녹차 향기를 만끽하고 돌아온 지
벌써 한 계절이 지났네요.
그윽한 향기가 피어오르는 태평후괴를 한 잔 마시며
오늘의 티레터를 전합니다.
중국 상해의 차시장에서,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태평후괴라는 녹차를 찾아 헤매었는데,
우연히 만난 차상이 중국인도 잘 모르는 태평후괴를
어떻게 아느냐며 신기해하여 한창 대화를 나누다
다양한 등급의 태평후괴를
마음껏 맛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태평후괴는 중국 안휘성에서 만들어지는 녹차입니다.
우리나라 녹차를 생각했을 때
어떻게 이런 녹차가!라는 생각도 들고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다 싶으실 텐데요,
우러나는 모습이 미역줄기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할 만큼
재미있는 모양새를 자랑하지요.
만드는 방법 또한 여느 녹차와 다르기에
이러한 형태가 나온답니다.
태평은 지역 이름이고 후괴의 후는
원숭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원숭이와 관련된 여러 전설과 연결이 됩니다.
괴는 특히 좋은 것을 뜻할 때 붙이는 한자어로
특히 좋은 차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좋은 태평후괴에서는 '후운'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중국사람들은 좋은 차를 표현할 때
'운'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처음에는 아리송하던 저도 18년간 차를 하다 보니
몸에서 느껴지는 그 기운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차의 풍미에 서서히 물들어간다는 게
이런 게 아닌가 싶어요.
중국 녹차와 우리나라 하동의 녹차들을 소개하다 보면,
녹차는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던 분들도
그 매력에 폭 빠지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봄날, 그리고 이어서 여름까지도 즐길 수 있는
녹차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모든 차는 같은 이름으로 불려도
등급이나 시기, 제다 등에 따라
또 그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그래서 나는 수업시간에
늘 차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는
이야기를 한다.
같은 이름 아래 수십 가지 차를 맛보고 나면
같은 차라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차와 일상> 중에서
봄과 여름은, 일상찻집에서
중국, 한국, 일본의 햇녹차들과 함께
봄날의 싱그러움을 만끽하고 있는 중입니다.
일상찻집의 티레터, 신선한 햇녹차와 함께
차생활에 스며드는 여름날 되시길 바라봅니다.
차가 일상이 되는 공간, 일상찻집
티마스터 이유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