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좋은 차들을 최대한 꺼내어 즐기곤 합니다.
기숙사에 있던 딸이 돌아오기 때문에 특히 좋은 차를 고르기도 하고
'엄마 차 한 잔 마시자'를 끊임없이 외치기 때문에
무슨 차를 마실지 시간마다 고민하게 되는 날이기도 하지요.
제가 포도맘으로 활동하던 시절 '포도'였던 딸은
어느 새 고 1이 되어 기숙사를 오가며 공부에 몰두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옥화동 수선을 마셨습니다.
무이암차는 다들 아시다시피 중국 우롱차(청차) 중에서도
무이산에서 만들어지는 차를 뜻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상업적인 재배와 판매가 많다 보니
무이산의 떼루아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무이암차는 많지 않아
일상찻집 힐링아쉬람 티클래스에 오셔서
진정한 '암운'을 가진 무이암차를 마시고
그 감흥에 깜짝 놀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된장의 맛과
상업적으로 만들어진 된장의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시면 쉬이 이해가 되실 거예요.
늘 전통만 고집할 수는 없지만
티클래스에서만큼은 기준에 준하는 차들을 다루며
기준을 잡아가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요즘 즐겨 마시는 무이암차 중에서 수선이라고 하는 차는
사실 알려진 무이암차들 중에서 가장 암운이 적은 차에 속합니다.
이는 떼루아의 영향으로 인한 당연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옥화동 수선은, 물론 정암차이고요
그런 만큼 우아하게 느껴지는 암운이 상당이 매력적인 차입니다.
암운이 무엇이냐 하면, 무이암차의 떼루아에서 만들어진
차의 특징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미네랄의 풍미라든지, 비오는 날 바위를 핥으면 느껴지는 느낌이라든지
다양한 표현으로 암운을 설명하고 있지만
암운을 가진 차를 마시면, 그 느낌이 옵니다.
시원하고 맑고 경쾌하게 입안을 훑고 지나가는
무이암차의 암운.
수선은 가장 우아하고, 선비스럽고, 또 단정한 차입니다.
화려한 육계와는 사뭇 다르기에 많이 비교가 되는 차이지요.
우아한 암운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입안은 상쾌한 단맛으로 그득해, 촉촉해집니다.
맑고 상쾌한 정암차의 특징과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차.
단아하고 단정한 수선의 매력을 느끼면서
'차 참 좋다'라고 한 마디 던지는 포도양은
1살부터 17살까지 매일 차를 마셔온
준 티마스터 청소년으로 자랐습니다 ㅎㅎ
딸과 하는 주말에는 귀한 차들을 많이 꺼내어 마십니다.
좋은 차를, 좋은 것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은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좋은 차를 풍족하게 제공해줄 수 있어서,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안고 있습니다.
꼬마아가씨에서 청소년이 된 포도양이다 보니
함께 하는 시간에는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가고 나면 또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네요.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아들과 함께 옥화동 수선을 한 잔 더 마셔봅니다.
사진으로나마 그 향긋함을 전해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