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 여유 한 모금을 더하기 위해서 나는 여전히 잠에서 덜 깨어난 손으로 차도구를 꺼내고, 아침을 깨울 찻잎을 덜어낸다. 물을 끓이는 시간은 짧은 듯 길고, 차를 우려내는 시간 또한 짧은 듯 길다. 하지만 그 속에는 내가 오늘 하루를 어떤 온도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 더해진다.
요 며칠 비가 오기 전에는 날이 무척이나 더웠다. 그럴 때 종종 꺼내어 드는 찻잎은 녹차인데, 날씨와 반대로 너무 뜨거운 물로 우리면 찻잎은 마치 상처라도 입은 듯 쓰고 떫은 맛을 찻잔 가득 담아낸다. 마치 우리의 마음처럼 말이다. 무심하게 툭 던진 말들, 혹은 화가 가득 나서 뜨겁게 내던져진 말은 우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곤 하니까. 그럴 때 한 김 식힌 물을 살며시 부어주면, 여린 녹차는 활짝 깨어나 싱그러운 미소를 가득 전해주곤 한다. 달착지근한 녹차의 향기는 더운 여름의 열기를 식혀주고, 적당한 온기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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