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식은 찻집이 어떨까요?

by 티마스터 바유
900_20250710_183016.jpg

"오늘 저녁 다 같이 회식 한번 할까?"

팀장의 한마디에 사무실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습니다. 누군가에게 회식은 '단합과 소통의 장'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업무의 연장'이자 '감정 노동의 끝판왕'이 되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 문화는 급격히 변했습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술자리, 강요된 건배사, 다음 날의 숙취는 이제 '열정'이 아니라 '비효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술 없이 어떻게 팀워크를 다질 수 있을까요? 저는 최근 HD현대, 넥센,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임직원 연수 프로그램으로 '티(Tea) 클래스'를 선택하는 현상에서 그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취하는' 회식 vs '깨어나는' 워크숍

젊은 세대가 회식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상사와 함께 있어서'만은 아닙니다. 개인의 시간을 운용하는 것도 물론 중요히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인 '웰니스'와 '자기관리'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술은 내일의 컨디션을 망치는 '독'이지만, 차(Tea)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약'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실제 제가 진행하는 기업 강의 현장을 보면, 2030 직원들의 눈빛이 가장 반짝이는 순간은 다름 아닌 "이 차가 스트레스 완화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설명할 때입니다.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맑은 차를 마시며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시간. 이것이야말로 젊은 세대가 원하는 '지속 가능한 소통'입니다.


침묵을 깨는 건 알코올이 아니라 '향기'입니다

"술이 안 들어가면 무슨 재미로 대화를 합니까?" 강의 초반, 50대 임원분들이 종종 묻는 질문입니다. 어색한 침묵을 견디기 힘들어 술의 힘을 빌리고 싶은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찻자리가 진행되는 순간, 침묵은 사라지는 것을 다들 경험하게 됩니다.


"우와, 찻잎이 물속에서 꽃처럼 피어나네요."

"저는 나무 향기가 나는데, 팀장님께서 꽃향기가 난다고 하니 또 그런 듯하네요.""이 차도구는 어떻게 쓰는 건가요?"


차를 우려내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아이스브레이킹' 콘텐츠가 됩니다. 시각, 후각,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공통의 경험은 세대 간의 벽을 허뭅니다. 무엇보다 차에 들어있는 테아닌 성분은 뇌파를 알파파(명상을 할 때 도달하게 되는 이완 상태)로 유도합니다. 알코올로 인한 '흥분된 대화'가 아닌, 차분하고 '진솔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생화학적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지요.


KakaoTalk_20241004_084817283_01 (1).jpg

건배사 대신 '차 명상'을 제안합니다

최근 진행했던 한 IT 기업의 워크숍이 기억납니다. 각자의 찻잔에 따뜻한 차를 따르고, 1분간 눈을 감고 차의 온기를 느끼는 차명상을 진행했습니다.


눈을 떴을 때,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건넨 말은 "한 잔 더 받으시겠습니까?"가 아니라, "요즘 많이 피곤해 보이시는데 이 차가 숙면에 좋대요."였습니다. 술자리였다면 '아부'로 들렸을 말이, 찻자리에서는 진심 어린 '위로'로 다가왔습니다.


회식의 목적이 '소통'이라면, 도구는 바뀌어야 합니다.

조직의 단합을 위해 반드시 알코올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십시오. 다음 회식은 시끌벅적한 고깃집 대신, 은은한 차 향기가 흐르는 공간에서 진행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폭탄주 대신, 서로의 체질에 맞는 차를 블렌딩해 주는 '나만의 블렌딩 티'를 나누어 마시며, 취해서 잊어버릴 이야기가 아니라, 맑은 정신으로 기억될 따뜻한 대화를 나누시길 권해봅니다. 우리의 소통이 더 향기롭고 짙어질 것입니다.


프로필 [이유진 작가] 티앤웰니스 디렉터 HD현대, 판교넥슨, 한국콜마, 충북대학교, 롯데백화점 등 유수의 기업과 기관에서 '오피스 티테라피'와 '마인드셋 리더십' 강의를 진행합니다. 차(Tea)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조직의 건강한 소통과 리더의 멘탈 케어를 위한 강력한 경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전파합니다. 강의/협업 문의: bona98@naver.com


keyword
작가의 이전글차(Tea)에서 배우는 온보딩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