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춤이라고 하면 다들 발리우드 댄스를 떠올린다. 그만큼 발리우드 댄스는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더 인도적인 춤이라면 나는 무엇보다도 컬리우드 댄스를 추천한다. 컬리우드 댄스라니,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발리우드는 봄베이(지금의 뭄바이)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고, 컬리우드는 첸나이 코담바캄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발리우드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와 비슷한 화려함이 볼거리라면, 컬리우드 영화는 인도의 전통이 그대로 잘 살아 있는 촌스러운 듯한 영상이 매력이다. 우리나라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컬리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남인도의 영화도 알게 모르게 매니아층이 많다.
그래서 첸나이에 거주하는 동안 난, 발리우드 댄스보다 컬리우드 댄스를 배우고 싶었다. 운 좋게 첸나이에 온 첫 해에 컬리우드 댄스 선생님인 수비를 알게 되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닿아 있다. 외국인 친구들과 한창 컬리우드 댄스를 배우던 중, 팀원들이 모두 자기 나라로 돌아간 후에 수비와 나만 남아 자연스럽게 수업이 마무리가 되었는데, 다시 한 번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한국 친구들을 모아 컬리우드 댄스팀을 다시 만들었다.
처음에는 댄스 모임의 제안에 다들 부끄러워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열정은 커졌다. 일주일에 한 번 춤을 추는 시간은 우리에게 큰 힐링이 되어주었고, 발리우드가 여성스럽고 아름다운 동작이 많다면, 에너지 넘치고 파워풀하며 다소 남성적인 컬리우드 댄스는 추고 나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과 2018년, 우리는 '컬리 앤 발리'라는 이름으로 학교 디왈리멜라 행사에 아이들과 함께 공연에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공연 준비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평소 연습량의 몇 배를 매일같이 모여 소화해내는데, 진이 다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은, 새로운 즐거움과 활력소를 선사해 주었다.
2017년에는 '가그라'라는 유명한 발리우드 곡 하나와, 세계적인 배우 샤룩 칸과 디피카 파드콘이 출연하는 영화 '첸나이 익스프레스'의 ost인 '1,2,3,4'라는 곡을 멋지게 선보였다.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공연이라는 점이 그 무엇보다도 뜻 깊었다. 아이들은 의외로 무대를 즐겼고, 공연의 짜릿함을 맛보았는지 그 다음 해에도 흔쾌히 공연에 동의했다.
어쩌면 다시는 없을지도 모를, 아이들과의 인도 춤 공연은 다음 해에도 계속되었다. 2018년에는 무슨 배짱이었는지, 화려한 무대 의상은 모두 벗어 던지고, 헐렁한 바지와 나시티 하나를 입고 인도의 마이클잭슨이라고 불리는 베니의 '찰마르'와 남인도를 대표하는 '룽기댄스'를 추어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 수없이 반복하고 또 반복했던 연습의 결과가 멋진 공연, 멋진 추억을 남겨주었다.
지금도 집에서 그때 그 음악을 틀어놓으면, 아이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면서 바로 엉덩이를 들고 일어나 흔들흔들 동작들을 기억해내려고 애쓴다. 한국에서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한 번 뭉치고 싶은 '컬리 앤 발리' 팀 멤버들. 언젠가 또 함께 하는 무대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