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는 사업의 마인드

지방 업체들은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by jess

200만원을 받고 일하는 나는 월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하여 지인의 추천으로 2월달부터 식품 쇼핑몰 회사에 디자이너로 급작스럽게 취업하게 되었다. 이로 나는 지인들에게 고액연봉자 소리를 들었지만 3개월 근무한 지금으로써는 퇴사를 결심하고 있다. 그 이유를 얘기하려고 한다.



이 곳 역시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회사고, 나름 HACCP 제조공장까지 갖추고 있어 매출이 높은 회사였다. 제조공장을 이번에 설립하여 자금이 부족하여 인원을 충당해서 2~3배 매출을 내기 위해 나를 채용했다.

일단 이 회사는 같은 제품을 무려 5개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대표는 자신의 모든 브랜드가 다 잘되었으면 좋겠다며 나에게 빠른 작업을 부탁한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오프라인 매장은 없고 자사몰은 없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도 열심히 해보려고 했다. 각 브랜드를 살려서 내가 공부한 대로 결과가 나왔으면 했다.



내가 해야할 일은 각 브랜드의 컨셉을 명확히 하여 (B.I) 로고 및 패키지 디자인을 다 변경하는 일이었다. (V.I) 한 제품에서 각 5개씩의 브랜드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하나는 전통이 진한 느낌, 하나는 조금 젊은 느낌, 또 하나는 전통과 젊음이 섞인 애매한 느낌 등 굉장히 애매한 컨셉으로 나뉘어 있었다. 물론 카피라이팅도 다 비슷했다. 리뷰는 높았으나 누구나 가구매를 통한 리뷰작업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맨 처음에 이 쇼핑몰에 어떤 사람들이 찾는지를 분석하였고, 그 타겟이 얼마를 구매하고 얼마나 방문하는지를 보았다. 네이버쇼핑에서 검색해서 보통 1회성에 그치는, 재구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쇼핑몰이었다. 이 말은 즉슨, 제품 품질이 그닥 뛰어나지 않았거나 어떠한 서비스가 홍보에 비해 실망스러웠다는 뜻일 것이다.




망하는 지름길 1) 뛰어나지 않은 제품력

온라인에서 제일 먼저 중요한 점은 마케팅, 홍보 다 필요 없다. 바로 제품력이다.

이 쇼핑몰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사실 시장성이 크지 않는 제품이다.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제품이다. 동네 어딜가나 있는 제품이기도 했다. 내가 대표에게 이 제품은 사실 경쟁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요즘 사람들은 이런 제품을 찾는다. 우리도 이런 제품을 만들어보는게 어떤가 라며 제안을 해보았다. 대표는 좋다고 동의했다. 실 구매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제품을 개선하거나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새로 만드는 등의 수고가 필요하다. 만약 제품력이 좋지 않다면 타겟들이 브랜드안에서 놀 수 있도록 이벤트나 사용자 경험을 통해 타겟을 위한 문화를 조성해야한다. 하지만 이 또한 되지 않았다. 뚜렷한 타겟이 없었고 ux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천천히 풀어보겠다.




망하는 지름길 2) 일하지 않은 직원 채용

사실 와디즈에도 판매를 해보고 싶었기에 나는 부푼마음을 안고 있긴 했었다. 와디즈에서 판매하면 좋은 점은 매출을 제외하고 내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며 홍보효과 좋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잘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서 팔았을 때 반응이 좋으면 내 생각이 적중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었기에 생산팀 부장에게 똑같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말,


"대표한테 말하지마. 그냥 그거 하지마. 그거 어차피 보관할 곳도 없고 생산하는데 빡세."




망하는 지름길 3) 시장에 대해 공부 1도 안하는 가치관 없는 임원들

같은 제품으로 5개 브랜드가 있다고 하지 않았나? 또 하나 브랜드는 서울에서 우리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매우 잘 파는 어떤 매장이 있는데 대표와 대표에게 투자한 친구분은 그 제품이 파는 방식을 그대로 카피하고 싶었다. 같은 제품을 같은 포장지에 판매하고 싶어하였으나 컨셉은 일본 컨셉으로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는게 아니겠는가? 사실 발로 그린 줄 알았다고 말하면 상처받을 것 같으니 굉장히 초등학생이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이 그림이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어차피 타겟이 MZ세대이고 그들이 좋아하는 비주얼 컨셉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캐릭터이니, 그런 스타일로 캐릭터를 그려서 보여드렸다. 그 친구분은 자신의 그림이 까인 것이 기분이 나빴는지 내 그림이 굉장히 어메리칸 스타일이라며 자신은 일본에서 오래살아왔기 때문에 일본 스타일이 좋다며 본인 캐릭터로 가자고 하였다. 그러면서 로고도 한자로 넣어달라고 하였다. 사실 한자를 아는 MZ세대가 얼마나 될까? 간단한 한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본인이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을 그나마 깔끔하게 꾸몄더니 매우 행복해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우드락 포장지에 있었다. 서울에서 판매하는 그 매장에서는 우드락에 넣어서 판매한다며 우리도 그 업체처럼 똑같이 우드락에 넣어서 포장해야한다고 했다. 우드락 업체들은 우드락 기성품 사이즈가 있다. 기성품 사이즈가 아니고 맞춤 제작을 하게되면 굉장히 까다롭고 오래걸리고 복잡하다. 게다가, 요즘 우드락을 많이 쓰지 않는다. MZ세대들은 자취하는 사람들이 많고 우드락 박스 버리는 일이 까다롭고 환경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재활용되는 포장지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종이 박스로 하는게 어떻겠냐, 어차피 떡 포장지는 종이박스로도 많이 하고 종이로 하면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니, 종이로 하게되면 포장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우드락도 마찬가지다. 우드락도 뚜껑을 닫으려면 잘 맞춰서 넣어야지, 안그러면 잘 부서진다. 종이는 오히려 오시선이 들어있기 때문에 불과 5초면 펼칠 수 있다. 게다가 창고도 부족하다는데 종이는 펼친면으로 보관하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 않는다. 우드락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와 가치관이 전혀 없다. 우드락 제조 때문에 상당히 오래걸렸다.




망하는 지름길 4) 이도저도 아닌 컨셉

나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는 쇼핑몰에 경력이 꽤 있는 편이다. 그 친구가 말하길, 쇼핑몰 한개만 열심히 광고비 투자해도 될까 말까인데 5개나 되는 쇼핑몰을 어떻게 다 잘되게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요즘 카피라이팅에 대한 중요성이 많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브랜드 컨셉이 명확하게 잘 되고 나서의 일이다. 브랜드 컨셉은 사장의 가치관이 명확해지고 나서의 일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장이 왜 이 제품이 우리 회사에서 꼭 사야하는지, 우리의 제품이 이러한 단점을 가지고 있으면 개선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올해 식구가 늘었고 공장을 짓느라 돈을 많이 썻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야하므로 5개의 브랜드가 다 잘되어야한다.라고만 한다. 결국 '매출'에 눈이 먼 셈이다.

이는 내가 현재 프랜차이즈 매장 디자인을 하고 있는 것과 별 다를바 없다. 프랜차이즈 매장 사장도 사실 가치관이 전무하다. 여기도 이번에 서울에 진출하기 위해 새롭게 리브랜딩을 하기위해 로고작업을 했어야했다. 그래서 내가 대표에게 저희 브랜드 슬로건을 짜주시겠냐고 요청드렸더니 돌아오는 대답


"온 국민을 배부르게."


순간 내 두 눈을 의심했다. 요즘 못사는 70년대 시대도 아니고 배부르게? 요즘같이 비싸더라도 나만의 맛있는 식사 한 끼를 추구하는 시대에 배부르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해봐달라며 다시 요청을 했지만 생각해보겠다며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대표가 생각하기에 브랜드 스토리와 슬로건따위는 매출에 영향이 1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꼭 기억해야한다. 대표가 아무 생각이 없고 그냥 매출만 생각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땐 망한다는 사실을. 이 분은 인테리어도 늘 대기업 프렌차이즈 관련 서치만 해온다. 사실 가격이 매우 저렴한 내가 볼때 편의점과 별 다를바 없는 데, 스벅같이 비싸고 고급 컨셉을 추구한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컨셉이 탄생했다.




망하는 지름길들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사실 제일 큰 문제는 바로 이 정도 인 것같다.

브랜드 컨셉이 없다고 디자이너나 마케터 뽑고 그들에게 대신하라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홍성태 저자의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은> 이라는 책에 보면 '경영자나 마케터가 생각이 없으면 크리에이티브는 아무 소용이 없어. 창의력이 발현되려면 크리에이티브 못지않게 클라이언트의 생각, 철학이 있어야해. 이게 첫번째 요인이야.', '디자인이나 광고도 클라이언트가 가진 생각이나 깊이만큼 좋아집니다.' 라고 적혀있다.

결국 경영자의 몫이다. 경영자가 뚜렷한 가치관을 갖지 않고 그저 돈에 눈이 멀어 창업하게된다면 결국 망하게 된다. 그저 돈만 들이 부어 광고한다고 매출이 꾸준히 이루어진다고 볼 수 없다. 한번 그 제품, 브랜드를 경험하는 고객들이 또 한번 오고 싶고 그 제품이나 브랜드를 소문내게 만들고 싶다면? 제품력이 엄청 좋거나 제품력이 안좋아도 문화를 창조하거나 둘 중에 하나는 해야한다. 하지만 내가 겪은 브랜드들은 둘다 해당사항이 없었다. 사실 이는 직원들이 해줄 수 없다. 직원이 하려고 해도 관리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결정권자는 경영자에 있다. 사실 지방으로 갈 수록 경쟁을 하면서 발전해야한다는 생각이 덜 한 것 같다. 나 역시 20년넘게 지방에서 산 지방사람이라 지방비하가 의도는 아니지만, 불편할수록 대면해야하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끼고 있는 지방 인쇄업체도 굉장히 오래된 기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비싼 가격을 불렀다. 하지만 서울 업체에 연락을 해보니 굉장히 저렴하고 서비스도 훌륭했다. 그 지방 인쇄업체가 도대체 비싼 이유를 모르겠다. 인쇄감리도 못하게하니 원. 두 번 다시 이용하고 싶지 않다. 경쟁하지 않고 소상공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대기업 등이 못오게 막는 부분도 있는데 나는 이 부분 때문에 오히려 소상공인들이 망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치 북한같이 말이다. 서울에서는 새롭고 뛰어난 기술들이 마구 쏟아지는데 지방은 그렇게 발전하려고 하는 노력이 없다. 경쟁하기 싫으니까 너네 오지마. 라며 차단할 뿐이다. 그러면 서비스와 질은 한 없이 떨어지고 결국 아무도 찾지 않으며 불평불만, 불쌍한 신세한탄만 하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것이다. 사업가라면 자영업자라면 말해주고싶다. 고통스럽지만 끊임없이 발전해야 승리하고, 몸과 마음이 편할수록 망한다는 점을.



사실 맨 처음엔 월급이 부족해서 입사한 회사였으나 많은 것을 느꼈다. 나 또한 '돈'을 위해 일하지말자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이런 점이 부족했었구나. 내가 이런 점이 안맞구나 등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내년에 내 브랜드를 하나 런칭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세이노의 가르침처럼 정말 피보다 진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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