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God Kim Chi' (갓김치)!

홈메이드 갓김치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 (aglio e olio)

by B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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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오 올리오.


Alio e olio. 단어 뜻풀이 그대로 마늘 & 올리브유로 맛을 낸 파스타이다. 마늘 향이 고소하게 배어들도록 볶아낸 올리브유에 파스타 면을 넣어 함께 볶아먹는 참 간단하면서도 담백한 맛의 파스타이다. 삼삼한 간의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겐 저자극적인 맛의 오일 파스타는 최애 파스타이기도 하다. 특히 부재료를 다양하게 응용해 만들어 먹을 수 있어 가장 활용도가 높은 파스타이면서도, 때론 그 재료에 따라 창작성이 높이 평가되는 파스타이기도 하다. 처음으로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 먹던 날엔 정말 기본에 충실하게 올리브유에 편 마늘과 다진 마늘을 듬뿍 넣어 볶은 다음, 약간의 후추와 소금간만 더해 먹었음에도 그 자체 만으로 마늘의 풍미가 가득 느껴지는 맛이 참 좋았더랬다. 다만 내겐 왠지 모를 2% 정도의 아쉬운 느낌의 그 무언가를 채워 넣고 싶은 마음에, 무던히도 이것저것 다양하게 넣어 만들어 먹어봤다. 원체 매콤함과 칼칼함을 좋아하니 청양고추, 매운 고춧가루, 쪽파, 고추기름, 페퍼론치뇨를 첨가해서 먹어보고, 파스타 면과 함께 씹을 고명으로는 조갯살, 새우, 명란젓, 버섯, 베이컨, 다진 고기를 같이 볶아 먹어보기도 했다. 다양한 재료가 올리브유와 함께 볶아지며 만들어내는 기분 좋은 풍미는 파스타 면에 은은하게 배어들어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알리오 올리오에 맛과 향, 씹는 재미까지 더해주었다. 만드는 순간마다 새롭게 달라지는 맛에 취하다 보니, 알리오 올리오라는 다소 낯선 이름을 가진 마늘 기름 파스타는 어느새 너무나 친숙한 메뉴로 내게 스며들었다.



갓을 쓴 파스타.


요 근래 몇 가지 김치를 직접 담그다가, 오일 파스타에 넣어볼 새로운 재료를 엉겁결에 또 하나 찾아버렸다. 바로 '갓김치'이다. 예전 어느 방송에서도 갓김치 파스타를 얼핏 스쳤던 기억이 있기도 한데, 아무래도 그 맛이 먹기에 매우 바람직하다 보니 그 누군가도 만들어 본 메뉴일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일단 한번 만들어 먹어보자 했다. 김치와 파스타라. 이 난해한 동서양의 조화가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김치이기도 하니 어찌 보면 결론적으로는 가장 내 입맛에 맞는 파스타가 완성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마구 샘솟았다. 오늘의 주인공 '갓김치'를 필두로, 그를 든든하게 보조해 줄 보조 출연진 군단을 섭외했다. 먼저, 올리브유와 만났을 때 재료 본연의 매콤하면서도 알싸한 향을 멋들어지게 뿜어내 줄 마늘과 페퍼론치뇨, 대파로 그 첫 번째 군단을 꾸린 다음, 풍성한 맛과 식감을 더해 줄 두 번째 군단으로 고소한 소고기와 표고버섯을 투입하기로 한다. 이런, 파스타가 갓을 채 쓰기도 전에 이미 입 속엔 재료의 향으로 가득 찬 느낌이다.




- 갓김치 만들기 -

* 주 재료: 청갓 2단, 쪽파 크게 두 줌 (취향껏 추가).
* 절임 재료: 물 (1리터: 자박자박한 정도), 천일염 (1.5컵).
* 김치 양념 [1] (갈아서 사용): 사과 1개 (300g), 배 1/2개 (200g), 작은 양파 1개 (200g), 무 1토막 (200g), 새우젓 4.5T (1/2컵), 액젓 2/3컵, 빨강 고추 3개 (100g).
* 김치 양념 [2] (갈아낸 재료에 혼합): 다진 마늘 3T, 생강가루 1/2t, 고춧가루 1.5컵, 찹쌀풀 (찹쌀가루 2T + 멸치 다시마 육수 300ml).

(1 컵 = 1 종이컵 = 150ml)

1. 갓 세척 & 손질 & 절이기.

: 깨끗하게 세척 및 손질한 갓에 천일염을 켜켜이 뿌린 뒤, 물을 자박하게 부어 약 1시간 30분 - 2시간가량 절여준다. (*줄기 부분부터 절여주되, 중간중간 뒤적여주며 잎 부분도 적셔주고, 절반쯤 절여진 다음엔 쪽파도 넣어 함께 절여준다. 단, 쪽파도 흰 뿌리 부분이 먼저 절여지도로 해준다.)

2. 갓 헹구고 물 빼기.

: 충분히 절여진 갓과 쪽파는 흐르는 물에 2-3번 정도 헹궈준 다음 물기를 충분히 빼준다 (약 2시간).

(*갓은 살짝 휘어 봤을 때 부러지지 않고, 낭창낭창하게 잘 휘어진다면 적절하게 잘 절여진 것!)

3. 갓에 김치 양념 버무리기.

: 물기를 쫙 뺀 갓에 먼저 양념을 고루 묻힌 다음, 쪽파를 넣고 함께 버무려준다. 잘 버무려진 갓과 쪽파는 각각 조금씩 집어 올려 다발을 만들어 김치 통에 담고, 2-3일 실온 보관 후 냉장 보관하여 먹는다.







- 갓김치 알리오 올리오 만들기 -

[2인분 기준]

* 주 재료: 파스타 면 2인분, 잘게 썬 갓김치 (취향껏 넣어준다), 페퍼론치뇨 (열 알: 청양고추 대체 가능), 편 마늘 한 줌, 다진 마늘 2T, 고기 적당량 (베이컨, 소고기, 돼지고기 모두 다 가능), 채 썬 표고버섯 (적당량), 길게 채 썬 대파 두 줌.

1. 올리브유를 넉넉하게 두른 웍에 다진 마늘과 편 마늘, 페퍼론치뇨를 절반 정도만 노릇해지도록 구워 마늘 기름을 만들어준다.

2. 세로로 얇게 썰어둔 소고기와 채 썬 표고버섯을 넣고 구워준다.

3. 어느 정도 익었다면, 갓김치를 먹기 좋게 썰어 넣고 함께 볶아준다. (*갓김치는 한번 씻어서 넣어도 좋지만, 김치의 매콤한 양념을 함께 느끼고 싶다면 씻지 않고 그대로 넣어주는 편이 훨씬 개운하고 감칠맛도 느껴짐과 동시에 추가로 간을 할 필요가 없어 참 좋다.)

4. 미리 삶아둔 파스타 면을 넣고, 면수 1 국자를 넣은 다음 살짝 졸이듯 볶아준다. (*파스타면은 보통 삶는 시간보다 1분 정도 덜 삶아주면, 볶는 시간 동안 먹기 좋게 익는다.)

5. 면에 간이 적당하게 배어들고 나면, 가스 불을 끄고 채 썬 파를 넣어 살짝 숨이 죽을 정도만 볶아주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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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God Kim Chi' (갓김치)!


갓김치 파스타를 맛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Oh, my god kim chi (갓김치)!, god (갓) bless you~"를 연신 외쳐댔다.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美味 (미미)]가 아닌가?! 매콤하면서도 결코 과하지는 않은, 알싸한데 딱 기분이 좋을 만큼, 기름진 와중에 느글거리지 않는, 덤으로 씹는 맛까지 꽉 찬, 내가 갈망해온 바로 그 파스타였다. 알리오 올리오의 특성상 찰나에 느껴지는 느끼함은 어쩔 수 없는 맛의 수순으로 여기던 차에, 특유의 향긋함을 품은 갓김치가 주는 개운함은 알리오 올리오와의 조합을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 하나만으로도 '갓 bless you'를 외칠 수밖에 없던 이유로 충분했다.


사실 갓김치는 그 향이 너무나 강렬해 기피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허나 그 향이 올리브유에, 파스타에 더 해졌을 땐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갓김치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선물 같은 파스타임과 동시에, 갓김치 입문자들에게도 충분히 도전해봄직한 파스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갓김치가 낯설고 그 맛이 걱정되는 이들에게는 갓김치의 양념을 살짝 씻어낸 뒤 조리해 먹거나, 볶은 갓김치를 우리에게 친숙한 파스타 소스인 토마토소스에 넣어 맛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이도 저도 정 아니 되겠다면, 갓김치 대신 파김치를 넣어 만들어 먹어봄도 적극 추천한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혹여 조금이라도 그 맛에 난해함? 이 예상된다 할지라도 야금야금 내 식대로 정복해내는 맛이 있다는 것이 본인의 신념이다. 그런 의미에서 갓김치는 내게 또 한 번 그 신념을 확고하게 해 준 셈이다. 신념을 담아 다시 한번 외쳐본다, "Oh, my god kim chi!". ^^


(브런치용)_보정_15000. 완성4.bmp 살포시 갓을 쓴 파스타 한 접시 맛 좀 보세요.





Bona가 준비한 오늘의 요리, Bon appétit [보나베띠]: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