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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주는 건강의 비밀 이야기

한 잔의 와인이 선물하는 마법 같은 혜택

by 보나스토리

와인이 선물하는 건강의 마법

와인은 수천 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기호음료의 범주를 훨씬 넘어서는 인류의 건강 동반자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와인은 약으로 처방되었으며, 힘의 원천이자 회복을 돕는 치유의 음료로 인식되었습니다. 현대 과학연구는 이러한 오랜 지혜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음을 점차 입증하고 있으며, 와인의 다양한 성분들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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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무의 놀라운 생존 메커니즘과 건강 성분

와인의 건강상 이점은 포도나무의 특별한 생존 메커니즘에서 비롯됩니다. 포도나무는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일수록 더욱 강한 생명력을 발휘하는 식물입니다. 척박한 토양에서 생존하기 위해 포도나무는 뿌리를 수 미터까지 땅속 깊이 내립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식물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심토층의 철분, 마그네슘, 칼슘, 아연 등 풍부한 미네랄을 흡수하게 됩니다. 이렇게 흡수된 미네랄은 포도 열매로 전달되어 최종적으로 와인에 농축됩니다.

또한 포도나무는 강렬한 자외선과 병충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폴리페놀류의 화합물을 다량 생성합니다. 대표적인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퀘르세틴, 안토시아닌, 카테킨, 타닌 등은 모두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인체 내에서도 세포를 보호하고 노화를 늦추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특히 레드 와인에서 발견되는 레스베라트롤은 포도가 곰팡이 감염에 대항하기 위해 만드는 물질인데, 이는 인체 내에서도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놀라운 효과

와인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가장 광범위하게 연구된 분야입니다. 이른바 '프렌치 패러독스'는 프랑스 남부 지방 사람들이 포화지방이 높은 식단을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심장질환 발병률이 낮은 현상을 말하며, 이는 규칙적인 와인 소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되었습니다.

레드 와인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은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는 일산화질소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이 더 유연하게 확장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또한 레스베라트롤은 혈관 내 염증을 감소시키고,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혈관 손상을 예방합니다.

와인은 또한 'HDL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고밀도 지단백의 수치를 높입니다. HDL은 혈관 벽에 쌓인 플라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동맥경화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적당량의 와인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HDL 수치가 약 5-1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 와인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혈전 형성을 예방합니다. 혈전은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 되므로, 와인의 이러한 효과는 심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와인의 규칙적인 섭취가 심장마비 위험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뇌 건강과 인지 기능 향상에 미치는 영향

와인은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은 뇌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여 산소와 영양분 공급을 원활하게 합니다. 영국 엑세터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는 중년 성인들은 기억력과 언어 유창성 테스트에서 더 좋은 성적을 보였습니다.

와인의 항산화 성분은 뇌세포를 산화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는 산소 소비가 많은 기관이라 산화 손상에 취약한데, 와인의 폴리페놀은 이러한 손상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레스베라트롤은 신경 보호 효과가 뛰어나,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펜하겐 대학의 장기 추적 연구에 따르면, 주 1-2회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약 23% 낮았습니다. 또한 와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어 정신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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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 건강과 면역 체계에 미치는 효과

와인은 소화 시스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과 유기산은 위산 분비를 적절히 조절하여 소화 효소의 활성화를 돕습니다. 특히 탄닌이 풍부한 레드 와인은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여 육류와 함께 섭취할 때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와인은 장내 미생물 균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페인 발렌시아 대학의 연구에서는 적포도주를 적당량 섭취한 그룹이 비피도박테리아와 같은 유익균의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유익균의 증가는 면역력 강화와 장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와인의 항균 효과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와인에 함유된 알코올과 폴리페놀은 살모넬라, 대장균과 같은 유해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항균 작용은 식중독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일부 문화권에서 와인을 식사와 함께 마시는 전통은 이러한 효과를 경험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와인 음용법과 고려사항

와인의 건강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대부분의 건강 단체는 여성은 하루 150ml(1잔), 남성은 300ml(2잔) 이하의 와인 섭취를 권장합니다. 이 권장량을 초과하면 건강상의 이점보다 알코올로 인한 위험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와인은 건강한 식단과 함께 즐길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올리브 오일, 견과류, 생선, 채소, 과일이 풍부한 식단)과 함께 와인을 적절히 섭취하면 심혈관 건강과 전반적인 수명 연장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PREDIMED(Prevención con Dieta Mediterránea) 연구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과 함께 적당량의 와인을 섭취한 그룹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와인 선택에 있어서도 건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유기농 와인이나 생물역학적(biodynamic) 방식으로 생산된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와인은 화학 첨가물이 적고 항산화 물질의 함량이 더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레드 와인은 화이트 와인보다 폴리페놀 함량이 더 높기 때문에 건강상의 이점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화이트 와인도 나름의 건강상 이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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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건강한 삶을 위한 동반자

와인은 수천 년 동안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며 건강에 기여해온 자연의 선물입니다. 심혈관 건강 증진, 뇌 기능 보호, 소화 개선, 면역력 강화에 이르기까지, 와인은 적절하게 섭취될 때 우리 건강에 다양한 방식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와인의 건강상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절제된 음주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와인은 건강 증진의 절대 묘약이 아니라, 균형 잡힌 식단과 활동적인 생활방식을 보완하는 요소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잔의 와인은 그 속에 포도나무의 생명력, 땅의 미네랄, 수천 년 인류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와인을 통해 단순한 맛의 즐거움을 뛰어 넘어, 건강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섭취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긴다면, 와인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소중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저서 『알수록 재미있는 와인의 세계』의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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