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파리 (11)

by bonbon

파리의 밤은 아름답다. 더 멋지게 표현할 수 없어 안타까울 정도. 그 밤도 그렇게 아름다웠다. 루브르에서 나와 뛸르히 공원과 그랑팔레를 지나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 이르는 길 곳곳에 음악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내 귀에만 흘려주는 것 같은. 일상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산책, 게다가 파리, 그리고 밤. 이 삼박자가 내 심장을 뛰게 했다.

에펠탑을 감상하기에 최고 스팟인 트로카데로 광장이 오늘 산책의 종착지다. 실제로 와 보면 왜 최고의 포토 존인지 알게 되는 곳. 오랜 시간 걸어 다리가 아팠지만 도착하니 모든 게 용서됐다. 사진 찍는 무리들로부터 약간 떨어져 바닥에 주저앉아 멍하니 바라보았다. 꽤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여전히 에펠탑 모형을 들고 다니며 파는 흑형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 부둥켜안고 입 맞추고 있는 연인들.


어디론가 사라졌다 돌아온 그의 손엔 맥주가 들려있다.

"맥주 안 마시는 거 아는데..."

"고마워."

나름 시원한 와인을 찾아봤지만 맥주가 최선이었나 보다. 찝찌름한 맛은 아니네. 생각보다 상큼하다. 파리의 밤이라 그런가. 멍 때리고 있는 내 어깨에 익숙한 듯 팔을 두른다.

오랜만이네. 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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