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 백설공주가 되시려나.
우리 엄마는 피부가 참 좋다.
70세가 넘기신 나이에도 매끈하고, 하얗고.
촉촉한 피부가 늘 부러웠는데.
엄마가 올여름 조금 아프신 후,
바깥 활동을 많이 못하시다 보니 더욱이.
하얗게 되셨다.
엄마는 가족들이 다녀갈 때마다 그들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창밖을 바라보고 계시는데.
며칠 전 창문 앞 촘촘한 방충망 사이로 보이는
엄마는 굉장히 하얀색으로 보였다.
하얗다 못해 희미해지기까지 한 엄마.
늘 꽃과 풀, 나무를 사랑하던 생기 넘치는 엄마가
왠지 희미하게 느껴지자
마음에 뭔가 찌릿찌릿 심장이 저려왔다.
내가 정신없이 사는 동안,
엄마는 점점 희미해져 가며 나를 지켜보고 있었구나.
그런 엄마를 그려보고 싶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