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얀 엄마.

이러다가 백설공주가 되시려나.

by 봉봉어멈



우리 엄마는 피부가 참 좋다.

70세가 넘기신 나이에도 매끈하고, 하얗고.

촉촉한 피부가 늘 부러웠는데.


엄마가 올여름 조금 아프신 후,

바깥 활동을 많이 못하시다 보니 더욱이.

하얗게 되셨다.


엄마는 가족들이 다녀갈 때마다 그들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창밖을 바라보고 계시는데.


며칠 전 창문 앞 촘촘한 방충망 사이로 보이는

엄마는 굉장히 하얀색으로 보였다.

하얗다 못해 희미해지기까지 한 엄마.


늘 꽃과 풀, 나무를 사랑하던 생기 넘치는 엄마가

왠지 희미하게 느껴지자

마음에 뭔가 찌릿찌릿 심장이 저려왔다.


내가 정신없이 사는 동안,

엄마는 점점 희미해져 가며 나를 지켜보고 있었구나.


그런 엄마를 그려보고 싶은 밤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