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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어멈 May 22. 2017

아기 집게.

봉봉 육아 추억 / 처음 만난 완두콩! 코딱지 이야기.






어멈에겐 가끔 핵심을 찌르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던지는 친구가 있다.

최근에 그 친구는 콩이라는 귀여운 아기를 낳았다.


그녀가 함께 육아 전선에 뛰어들다 보니,

신생아인 아기에 대해 얘기를 자주 나누게 되는데

아기 코에 있는 코딱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던 중 옛날 생각이 났다.


아기 집게를 사용했던 추억.



봉봉이 사용했던 아기집게.



친구는 아기 코에 코딱지를 굉장히 난감해하며

흡입기로 빼는 거냐 묻는데, 생각해보니 너무 작은 아기일 때는 봉봉의 경우

흡입기 대신 아기 집게를 사용했던 기억이 났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하다 보니 사실 아주 어릴 때는

신생아용 면봉도 작은 코딱지를 뺄때 사용했다.



아기껀 왠지 전부 귀엽다.



그렇게 그녀와 대화를 하던중 엉뚱한 대답을 들었다.





어멈 : "나는 봉봉 어릴 때 아기 집게로 빼줬던 거 같애!"


여기에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오! 아기집게!"

"아기를 집는 것인가!!!"





으잉?? 아기를 집는 집게?


이런 센스 넘치는 친구.

한참을 웃었다.


글로 쓰니 많이 안 웃겨서 실망스럽지만,

어멈은 너무 웃겨서 조용한데서 크게 웃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보니, 봉봉의 첫 코딱지와의 만남이 기억났다.


신생아 때 봉봉의 콧구멍은 너무 작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과장 좀 더해서 한참 눈을 씻고 찾아야만 보일 정도였다.

심지어, 돋보기로 16 배율 정도 해서 봐야 보일 정도였다.



(어멈이 과장이 심했다.)



어쩌면 심리적으로 '너무 작고 으스러질 것 같은 아기'라는 생각이 강해서 인지,

봉봉의 몸에 있는 모든 건 너무 작고 약해서 엄청 조심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스스로 세수 후에 코까지 "흥!" 해서는 풀어내기도 하는 어린이가 되어버렸지만

(잘 풀리지는 않는다.),

그때는 코딱지를 빼 줄 때도 손톱을 깎아줄 때도 손과 이마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다.





하루는 봉봉의 콧속이 점점 막혀와서 숨소리가 쌕쌕 거리는 거다.

특히 잠을 잘 때 심하게 들려서 저러다가 숨 막히면 어쩌지 하고 밤에 내내 걱정을 했다.

혹시 첫 감기인 건 아닌지 안절부절.


하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작은 콧구멍을 가득 메운 코딱지 때문에 힘겨워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다음 날 어멈은 결심했다.

봉봉 콧속을 가득 메운 코딱지를 빼주기로!


일단 따듯한 물수건으로 봉봉 콧구멍 근처를 살살 눌러준다.





그런 다음 일단 침침한 눈을 비벼 정신을 집중하고

봉봉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한 후,


콧구멍을 찾는다.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집게를 조심스레 잡아서 봉봉의 콧속으로 집게를 조심스레 넣으려는데!!!

봉봉이 고개를 돌린다!!!

 긴장감이 흐르고.


방법을 바꾼다.

봉봉을 한 손으로 안고 다른 한 손으로 다시 한번 빠른 스피드로 조심스레 콧구멍으로 직행!!


착! 팟! 쇽!!


성공!!!!!!!

봉봉의 첫 코딱지는 흡사 완두콩과 같았다.





정말 커서 깜짝 놀랐다.

봉봉도 시원한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켰다.


그리고 어멈은 욥과 함께 신기해서 봉봉의 코딱지를 한참을 들여다봤더랬다.

자기 자식은 응가도 안 더럽다더니, 애기때는 그랬다 정말.



4살언니의 훤한 콧구멍,



아기때 진짜 콧구멍 작았는데.

이젠 그래도 눕혀놓으면 제법 콧속이 훤이 보인다.

언니만큼 컸다 이제.


혼자 코를 풀어보려는 요즘의 봉봉이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아가아가 했던 그때가 가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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