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學田) 김민기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 영원한 소년 김민기 님을 위한 헌정 시.

나지막한 무대 위 목소리

작은 이들의 노래가 학전으로 터 잡기 전부터

메마른 청춘의 입술에 자유를 적시고

슬픔마저 따뜻한 시의 언어로 바꾸던 사람.


누구는 그를 금지된 이름라 불렀고

누구는 시대의 얼굴라 불렀다.

깃발 든 영웅이기보다,

이름 없는 바람이길 바랐던 사람.


사나운 광풍과 어둠이 매질하면

그도 때로 도망쳤다

그러나 그가 머문 자리마다

희망이 눈에 밟혀 작은 미소로 꽃을 피우고


꽃밭에 날아든 지친 나비와 새들

땀을 닦아주며 소년처럼 웃었다.

그리고 아침 이슬 맺은 풀잎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밭에 모를 심었다


태양이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던 어느 날,

황금빛 반짝이며, 평화의 노래 가득 품던

뜨거운 대지 위 밭에서 그는,

진주보다 더 고운 사람의 품격을 수확였다


무대를 빼앗기면 거리에서,

거리를 빼앗기면 지하에서,

결국 포탄보다 무서운 민중의 함성 속에서,

박한 이들과 손에 손을 잡고 길을 내어 걸었던 사람.


어떤 이는 그를 진짜 어른이라 부르지만

지구에 여행 기타를 도둑 맞고

미아가 쩔 수 없이 물다 간

천계의 신선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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