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곡동 약수터

1997년 제14회 강원대학교 백일장 '장원' 作 고등학교 2학년 때

화곡동 약수터에

비가 내린다


사람에게 버림받아

가슴에 금이가고

병들은 몸에선 미움의 구토가 나더니


화곡동 약수터엔

서러움의 비가 내린다.


새벽마다 찾아왔던 늙은 나그네는

영험한 약수를 마시려 했지만

독한 황톳빛 피 흘리며

고통에 시름하는 약수터.


작은 짐승들은

산에 삽을 꽂고

욕심의 땀을 흘리며

자신들의 산을 무너뜨리는

인간의 횡포에 겁먹으며

소스라치는 겨울밤에 모두

약수터를 떠나버렸다.


화곡동 약수터에는

밤마다 비가 내린다.


남모르는 고통에

가슴 졸이며

날마다 깨어지고 부서지는

서러운 눈물을 달래는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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